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끝난 직후라는 점과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피의자 조사를 받은 직후라는 점 등에 비춰 문 대통령의 말에 여러 해석이 달리는 상황이다.
13일 청와대 여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작심하고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성난 민심에 답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을 내렸다는 것.
문 대통령은 대장동 특혜 의혹이 불거진 초창기부터 이번 사안의 파장이 커질 것을 직감하고 관련 지시를 내리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이 치열하게 진행되던 와중인 만큼 일부 참모들은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발언을 최소화하자며 만류했고, 문 대통령도 일단은 이를 받아들였다.
중간에 대장동 의혹이 갈수록 커지자 청와대는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보냈지만, 이마저도 이낙연, 이재명 캠프 측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청와대의 발언 입지가 줄어들었다.
각 캠프의 예민한 반응을 보면서 평소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던 문 대통령이 대선 경선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언을 자제했다가, 경선이 끝난 직후 작심하고 언급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때는 참모들의 정치적 고려나 조언을 듣지 않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곧바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 일정 고려로 발표 시점은 다소 늦어졌지만 문 대통령이 대장동 의혹에 대해 얼마나 엄중히 보고 있는지가 이번에 재확인된 것이다.
법률가 출신으로 평소 꼼꼼히 법리를 검토하는 성향이 있는 문 대통령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건 초반부터 문 대통령이 관련 입장을 발표하려 했다가 참모들의 만류에 접었다는 부분은 의미심장하다.
다만, 청와대에서는 이재명 후보와 연관짓는 정치적 해석은 극구 경계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기 때문에 민심을 청취하고 반응하는 것은 국가 지도자의 기본 의무"라며 "대통령의 말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정치적 의도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