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통계청이 제공한 휴대전화 이동량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글날 연휴가 껴있던 이달 4~10일 전국의 이동량은 총 2억 3873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9.27~10.3)보다 약 0.2%(56만 건) 줄어든 결과로 사실상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의 이동량은 총 1억 1938만 건으로 1주 전(1억 2412만 건)보다 3.8%(474만 건) 가량 감소했다. 반면 비수도권 지역은 1억 1935만 건으로 직전 주(1억 1517만 건) 대비 3.6%(418만 건)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단풍 여행 등 가을 행락철을 맞아 연휴기간 비수도권 지역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다음달 초 '위드(with)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의 이행을 앞두고 점차 이동량이 코로나 발생 이전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 유행 이전인 재작년 동일 시기의 이동량은 2억 5452만 건이었다"며 "지난 한 주간의 이동량은 코로나 유행 이전 같은 시기와 비교해볼 때 93.8%에 해당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고로 구글 이동량 중 소매·여가시설 이동량은 이달 5일 기준으로 코로나 유행 이전인 작년 1월 대비 10.3%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 이동량 지표도 방역상황과 비례성이 잘 맞아 (정부가) 주요하게 참고하고 있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접종완료율이 전날 60%를 넘어서고, 이날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가 출범하는 등 체제 전환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방역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손 반장은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접종률 제고에 따라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등의 효과로 이동량은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이동이나 약속 같은 개인 간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우려되는 부분들이 있다. 개인의 활동에 있어서도 기본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시면서 주의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추석 연휴 이후 일일 확진자가 최대 3천 명대까지 치솟았던 유행 상황은 다소 호전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국내에서는 하루 평균 174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수도권은 일평균 1327.1명의 확진자가 나와 1주 전(1551.9명)보다 14.5%(224.8명) 감소했고, 비수도권 또한 417.9명으로 직전 주(516.1명) 대비 19%(98.2명)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예방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감염차단 효과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백신 1차 접종자는 총 4012만 5204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78.1%, 만 18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는 90.9%에 이른다. 접종완료자는 누적 3120만 8900명으로 집계돼 전체 60.8%, 성인 70.7%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동량 증가추세 등을 고려할 때, 아직은 마음을 놓을 단계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특히 일상회복을 위한 단계적 준비와 현행 거리두기를 기반으로 한 방역 상 노력은 별개임을 강조했다.
손 반장은 "예방접종은 순조롭게 확대되고 있고 방역상황은 안정적인 경향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긴장을 풀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며 "아직도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국민들이 많이 계시고 많은 외국의 선행사례들에서도 이 시기에 긴장을 풀었다가 방역상황이 일시에 악화되는 상황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만 더 힘을 내어 방역관리에 함께 참여해주시길 바란다. 특히 위험한 환경과 시설에서 개인 방역수칙을 좀 더 철저히 지켜주시는 노력들을 함께해 달라"며 "정부도 최선을 다해 예방접종과 방역·의료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일상회복을 위한 길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