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 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이로써 2승2무 승점 8점 A조 2위를 유지했다. 3승1무 승점 10점 선두 이란과 승점 2점 차다.
이란 원정 첫 승은 이번에도 실패였다. 한국은 1974년 9월 첫 이란 원정 0대2 패배를 시작으로 7경기에서 2무5패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010년 이후 세 차례 이란 원정에서도 모두 0대1로 졌다. 최근 두 경기는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홈 경기였다.
승리가 간절한 벤투 감독은 시리아와 3차전에서 한 자리만 바꿨다.
황의조(지롱댕 보르도)를 중심으로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을 배치했고, 시리아전 송민규(전북 현대) 대신 이재성(마인츠)이 공격을 지휘했다. 중원은 황인범(루빈 카잔), 정우영(알 사드)이 책임졌고, 홍철(울산 현대), 김영권(감바 오사카), 김민재(페네르바체), 이용(전북)으로 포백 라인을 꾸렸다. 골문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지켰다.
악명 높은 이란 원정이지만, 전반은 한국이 압도했다. 다만 골이 터지지 않았다.
전반 1분 황의조의 슈팅이 옆그물을 때렸고, 전반 12분에는 이용의 크로스에 이은 이재성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넘었다. 전반 32분과 전반 37분 황인범의 연이은 중거리 슈팅도 골로 이어지지 않았고, 전반 39분 손흥민의 슈팅도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막판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이란의 공세를 힘겹게 막아냈다. 전반 43분 사르다르 아즈문의 슈팅을 김승규가 선방했고, 이어진 메흐디 타레미의 오버헤드 슈팅도 김승규가 쳐냈다. 이란의 얼리 크로스까지 김승규가 막아내면서 전반을 0대0으로 마쳤다.
후반 초반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3분 후방에서 날아온 이재성의 침투 패스를 받아 이란 골문을 열었다. 달려나온 골키퍼가 꼼짝도 할 수 없는 반 박자 빠른 슈팅이었다. 2009년 2월 박지성 이후 12년 만에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골을 터뜨렸다. 앞선 원정 3경기에서는 1골도 넣지 못했다.
선제골을 내준 이란의 공세도 무서웠다. 김민재와 골키퍼 김승규를 중심으로 위기를 넘겼다. 이란 슈팅이 골대를 때리는 행운도 따랐다.
벤투 감독은 후반 25분 홍철 대신 김진수(전북)를 투입했다. 수비 강화였다.
하지만 선제골을 지키지 못했다. 순간적인 판단 미스였다. 후반 31분 아즈문이 침투하는 과정에서 김승규가 멈칫했다. 결국 아즈문의 크로스가 올라왔고, 알리레자 자한바흐시에게 헤더 골을 내줬다. 다소 먼 거리였지만, 자한바흐시에게 붙은 수비수가 없었고 슈팅이 구석으로 향했다.
벤투 감독도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36분 황의조와 이재성을 빼고 나상호(FC서울), 이동경(울산 현대)을 투입해 결승골 사냥에 나섰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나상호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