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병원 종사자들에 대한 '부스터샷'이 시작된 가운데 국립중앙의료원 감염격리병동에서 일하는 공혜정 간호사는 3차 접종을 받은 이후 다가올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먼저 내비쳤다.
정부는 코로나 확진자를 담당하는 의료기관 종사자 중 예방접종을 완료한 지 6개월이 경과한 이들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화이자 백신의 3차 접종에 들어갔다. 국립중앙의료원 외에도 서울의료원, 서울 보라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을 포함해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는 거점 전담병원, 감염병전담병원, 중증환자 치료병상을 둔 의료기관 등 총 160곳에서 일하는 4만 5천여명이 부스터샷 대상자에 해당된다.
확진자를 돌봐야 하는 업무 특성상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이들은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13일까지 1차 접종을 한 뒤 3월 20일부터 4월 2일 사이 2차 접종을 완료했다.
공 간호사 역시 지난 3월에 화이자 1·2차 접종을 모두 마쳤다고 했다. 그는 "1차는 무난하게 지나갔는데, 2차 (접종) 때 열도 많이 나고 몸살기처럼 오한도 있어서 부스터샷에 대해 기대도 했지만 걱정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2차 접종 당시 고열로 인해 환자 입실업무에서 잠시 손을 놓아야 했던 만큼 3차 접종 후에도 업무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가장 컸다고 했다.
다만, 막상 접종을 받고 난 다음의 컨디션은 괜찮다고 전했다. 공 간호사는 "마음이 가볍고, 가족들도 '잘하고 오라'고 해주셨다"며 "처음에 일반인들보다 (백신을) 먼저 맞아서 코로나로부터 안전하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에 걸려 입원하는 환자 분들을 보고 걱정이 됐다. 이번에 부스터샷으로 더 좋은 효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는 오는 29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3차 접종이 진행된다. 병원 측에 따르면, 현재 접종을 신청한 간호사들은 총 550명으로 이날 접종을 받게 된 인원은 60명이다. 다만, 지금도 예약이 진행 중인 만큼 접종대상자는 추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은 부스터샷을 맞은 직원 전원에게 접종 이튿날 휴가를 제공한다. 이날은 대부분 오전 근무를 마친 뒤 퇴근시간에 접종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접종 자체는 기본접종과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이뤄졌다. 센터 내 위치한 8개의 부스마다 자리한 담당 간호사와 의사 등 의료진이 접종대상자에게 임신 가능성과 1·2차 접종 당시 부작용 여부, 복용하는 약이나 기저질환 등을 모두 확인하고 백신을 접종했다.
병원 측은 최근 예방접종을 완료하고 면역 형성기간인 2주가 지나 확진되는 이른바 '돌파 감염'이 늘면서, 대체로 추가접종을 희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립중앙의료원 김연재 감염관리팀장은 "최근 돌파감염이 늘고 있어서 대부분의 직원들은 (부스터샷을) 빨리 맞고 싶어한다"며 "단, 2차 접종 때 부작용을 경험한 일부는 아직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돌파감염 시 2차 접종만으로도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의료진 사이에서도 돌파감염이 이뤄지고 있고 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직원들도 불안해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서 불안감이 해소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코로나 환자를 2년 가까이 진료하는 입장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노출 확률은 지속적으로 있다. 코로나 환자뿐 아니라 일반 환자도 진료를 하는데 그분들에게 바이러스를 노출할까봐 백신 접종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희가 알기로는 1~2주 사이 (부스터샷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안다. 서서히 효과가 올라오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추가접종 이후) 14일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3차 접종이 어려운 경우로 "2차 접종 후 중증 이상반응이 생겼을 때"를 예로 들며 "그 외에는 (모두) 접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달 25일부터는 지난 4월부터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75세 이상 어르신과 노인시설 이용·입소자 및 종사자 등에 대한 추가접종이 시행된다. 다음달에는 접종완료 2개월이 지난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등에 대한 부스터샷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