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세계경기와 국내실물경기 회복은 빨라지고 있고 고유가가 견인하는 물가는 예상보다 더 오를것 같은데 금리는 한국은행이 보는 중립금리보다 한참 낮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10월 금통위부터 통화정책과 관련해 '점진적 조정'에서 '적절히 조정'으로 표현을 바꿔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은 12일 신임 박기영 위원까지 금융통화위원 7명 전원이 참석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0.75%에서 유지해 통화정책 방향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은 세계경제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EU 등 주요국의 백신접종 확대와 이에 따른 경제활동 제약 완화로 회복흐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GDP성장률이 1분기 6.3%에서 6.7%로 높아졌고 EU는 1분기 -1.1% 역성장에서 2분기 9.2% 급성장으로 방향을 바꿨다. 중국의 성장률이 7.9%로 주춤했지만 일본이 2분기 -4.2%에서 2분기에는 1.9% 성장으로 선회한것도 이유다.
우리나라도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설비투자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둔화됐던 민간소비도 최근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한은은 평가했다. 취업자수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과 투자가 지속되고 민간소비가 백신접종과 그에 따른 경제활동 확대, 추경 집행 등으로 점차 개선되면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올해중 GDP성장률은 8월에 전망했던대로 4%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물가는 불안하다. 석유류와 서비스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대 중반으로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가 8월 전망보다 높은 2%대 중반 수준을 나타내다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전망때는 2%대 초반이 될거라고 봤지만 물가상승이 심상치 않다는 의미다.
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 움직임과 연동돼 장기시장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큰폭으로 상승하고 주가는 상당폭 하락했다.
그럼에도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높은 수준을 이어갔고 주택가격은 주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가 지속됐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중립금리 수준에 대해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현재 금리수준은 이보다 상당히 낮다"고 말해 금리의 추가상승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통화정책 완화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 전개상황과 성장,물가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가면서 판달해 나갈것"이라는 것이지만 전날 금통위에서 서영경 위원과 임지원 위원 등 금통위원 7명중 2명이 금리인상을 주장했다.
한은은 그동안 관례를 보면 소수의견 2명이 나오면 다음번 회의에서는 그 의견이 다수가 돼 왔다. 11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시 된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의 조정시기와 관련해 중요한 표현 하나를 바꿨다.
8월 금통위 결정문에서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것"이라고 했지만 10월 결정문에서는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것"이라고 했다.
점진적이냐? 적절히냐?
이주열 총재는 점진적이라는 표현이 조정의 정도와 시기를 포괄하는 의미로 써 왔는데 시장에서는 '한번 건너 뛰고' 즉 10월 금통위에서는 올리지 않고 11월에 올린다로 해석하는 경향이 생겼기 때문에 성장과 물가, 금융불균형, 대외여건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뜻에서 '적절히'로 바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