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측, 당에 이의신청서 제출했지만…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대선 최종후보로 선출됐지만, 지난 10일 3차 일반당원·국민선거인단 투표(3차 슈퍼위크)에서의 28.3% 대 62.37%(이낙연 전 대표)의 충격패가 민주당을 흔들고 있다.이낙연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인 최인호 의원은 11일 여의도 중앙당사를 찾아, 중도 사퇴한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무효표 처리를 취소하고 결선투표를 실시하라는 내용의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유효표로 인정할 경우 이재명 후보는 과반에 실패하게 되니 결선투표를 치러야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당헌당규를 강조하며 '번복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히려 이재명 후보에게 "하루 속히 경기도지사직을 정리하고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격적으로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부추겼다. 이 후보도 "잘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3차 슈퍼위크 '28 대 62'…민심 움직였나
이재명 후보가 크게 패한 3차 슈퍼위크에서의 선거인단 모집 시기는 지난달 1일부터 14일까지다. 대장동 의혹이 제기된 9월 12일이 포함된다. 이에 이재명 후보의 독주를 막기 위한 이낙연 전 대표의 표가 조직적으로 들어왔다는 해석도 나온다.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62% 대 28%다. 62%는 '과반대세'를 자처한 이재명 후보도 경선 과정에서 기록하지 못한 득표율이다.
또 같은 날 발표한 서울 경선 결과(이재명 51.45%, 이낙연 36.5%)와도 차이가 크다. 서울을 포함한 지역 순회경선은 당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주축이 된 투표다. 반면, 3차 슈퍼위크는 일반국민의 여론이 반영된 가장 최근의 투표 결과다.
결국 당심이 아닌 민심이 보다 적극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후보도 이를 의식한 듯 최종후보직 수락 연설 말미에 "특별히 한 가지 더 말씀드리겠다"며 대장동 사안을 꺼내들었다.
당내서도 '정권재창출' 우려…국힘도 파상공세
당내에서도 경선 불복 움직임으로까지 번진 이번 사태를 우려하는 눈치다.이재명, 이낙연 캠프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3차 슈퍼위크는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된 투표다. 안 그래도 지금 정권 교체 요구가 강한데, 이번 문제를 깨끗이 해결하지 못하면 정권 재창출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당 중진 의원들이 먼저 모여 향후 원팀 기조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국민의힘도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어 이른바 '경선불복'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11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3차 (선거인단) 경선에서 일반 국민들이 큰 심판을 하신 것"이라고 지적했고, 김기현 원내대표도 기자회견에서 "지금 국민은 이재명의 제명을 외치고 계신다"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등 국민의힘 대권주자들도 한 목소리로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을 비판했다.
한편, 이낙연 전 대표는 일단 서울 종로구 자택에서 칩거하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경선 직후 '결과에 승복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 정리된 마음은 정리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