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 "무효표 처리 이의제기"…경선불복 논란 현실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 및 3차 슈퍼위크에서 정견 발표를 마친 뒤 단상을 내려가고 있다. 박종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패배한 이낙연 전 대표측이 경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10일 밝히면서 경선 불복 논란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 선거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과 홍영표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10일 밤 소속의원 전원이 긴급회의를 갖고 당 대선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 제기를 규정된 절차에 따라 당 선관위에 공식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11일 이와 같은 이의제기서를 당 선관위 공식 접수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 전 대표 측은 지금까지 경선 과정에서 중도 사퇴한 정세균, 김두관 전 후보의 표 무효 문제 규정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해왔다.


민주당은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는 당규 59조 1항에 따라 두 후보의 득표를 유효 투표 수에서 제외해 무효표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낙연 캠프는 해당 조항이 후보자가 사퇴한 뒤 얻는 득표에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주장해왔다.

중도 사퇴한 두 후보의 득표를 모두 무효처리할 경우, 각 후보들의 득표율은 올라간다. 앞서 정 전 총리가 중도 사퇴하기로 하자 총 득표수인 분모에서 총 2만8142표가 빠지면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득표율은 기존 51.41%에서 53.71%로, 이 전 민주당 대표의 득표율은 31.08%에서 32.46%로 올라선 바 있다.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후보(오른쪽)와 이재명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문제는 이 지사가 이날 최종 누적 득표 71만9905표를 가져가며 50.29% 득표율를 기록했지만, 만약 중도 사퇴자의 득표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과반을 넘기지 못한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발생했다. 과반을 넘기지 못할 경우, 경선 규정에 따라 1, 2위 후보의 결선 투표를 또 해야한다.

이날 총 24만8880명이 투표한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62.37%(15만5220표)를 얻은 이 전 대표에게 이 지사가 28.30%(7만441표)로 크게 패하면서 나온 결과다. 이 지사의 누적 득표율이 막판에 5%포인트나 급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당으로서는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상민 민주당 중앙당 선관위원장은 이날  "당규에 중도 사퇴한 후보는 무효 처리한다고 돼 있고, 당규대로 그대로 실행한 것"이라며 "당규의 타당성 문제는 검토해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선 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드러난다면 모르지만, 그것이 없는 이상은 그것을 갖고 결과가 바뀌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하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박종민 기자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은 이날 최종 결과에 대해 '불법선거'라며 강력 반발할 기세여서 앞으로 당 안팎의 논란이 예상된다. 일부 지지자들은 "불법선거와 다를 바 없는 행위에 우리는 분노한다"며 "민주당 지도부와 선관위는 경선이 진행되는 중에도 수시로 규칙을 변경하여 유권자의 투표할 권리를 방해하고, 특정 후보의 이득을 위해 당규에도 없는 내용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온라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수십 명의 지지자들은 이날 경선이 막을 내린 후 민주당 중앙 당사 앞을 찾아 항의 시위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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