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시행된 한국어능력시험은 온라인 접수가 시작된 지 불과 5분 만에 마감됐다.
14개 대학과 64개 초·중·고등학교에서 약 8천명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카자흐스탄 에서 일어난 일이다.
카자흐스탄은 현재 CIS(독립국가연합) 내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한국(어)학의 규모가 큰 나라다.
알마티한국교육원이 8일(현지시간) 개원 3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카자흐스탄 한국어 교육 확산을 위한 세미나'에서는 일선 초·중·고교에서 한국어의 법적 위상이 제2외국어로 격상될 시기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병조 카자흐국립대학교 한국학과 교수는 이날 발표한 논문에서 "카자흐스탄인들의 한국어에 대한 높은 관심과 배움의 열정 등을 감안할 때, 한국어의 법적 지위도 격상될 수 있는 때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어 교원양성체계의 구축과 교원에 대한 경제적 지원 강화 등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한국과 카자흐스탄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빌로프 루스탐 NIS(국립영재학교) 학교개발과장은 'NIS에서 제2외국어로서 한국어 학습'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논문에서 한국어의 위상을 진단했다.
세미나에서는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한국어 교육전문가들이 일선 한국어 교육 현장의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며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최근 이뤄진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국빈방한 등으로 한국어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K-팝과 K-드라마 중심의 한류 열풍도 거세게 불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어)학의 역사는 1937년 고려인들의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직후 크즐오르다에 설립된 고려사범대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립 이후에는 아바이 명칭 국립사범대학, 인야즈대학, 카자흐국립대 등을 통해 한국(어)학이 발전해 왔다.
알마티한국교육원은 연간 100여개가 넘는 한국어 강좌를 개설, 운영하고 있는데 3천여명의 수강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