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번째'…이별 통보에 흉기 휘두른 탈북민 징역 3년 6월형

법원 "데이트폭력은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엄중 처벌 필요"

헤어지자는 연인의 말에 앙심을 품고 흉기를 휘두른 탈북민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는 상습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30대 탈북민 A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25일 오후 4개월째 사귀어 온 탈북민 B(20대)씨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자 전화를 걸어 "내가 무기징역을 가는 한이 있더라도 진짜 때려 죽이겠다"고 말한 뒤 흉기를 사서 B씨의 집으로 갔다.

그는 "싫다는데 왜 안 나가느냐"고 항의하던 B씨의 지인 C씨를 넘어뜨린 뒤 흉기로 C씨의 팔목을 다치게 해 전치 6주의 상처를 입히고, 이를 말리던 B씨의 가슴 부위에도 흉기를 휘둘러 전치 4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사건 한 달여 전인 2월 28일 진로 문제로 대화하던 중 B씨를 주먹으로 여러 차례 폭행하고, 지난해 8월 20대 남성인 탈북민 친구를 때린 혐의도 받는다.

수사 결과 2013년 초 월남한 A씨는 이번 사건 이전부터 상습적으로 데이트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4년 헤어진 연인의 집에 침입해 흉기를 들고 협박한 혐의로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 중 또 상해죄를 저질러 벌금형에 처해진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2017년에는 이와 다른 전 애인에게 상해를 입혀 징역 6월을 선고받고, 형 집행 종료 한 달여 만에 또 다른 연인을 흉기로 다치게 해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이번에 재차 누범기간 중 동종범죄를 일으킨 것이다.

재판부는 "데이트폭력 범행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범행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거나 행위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피고인이 앞서 여러 차례 범행을 저질렀고 이번 사건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 형을 결정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사용한 흉기는 문구용으로 날 길이가 짧고 두께가 얇아 살해 도구로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과정에서 날이 부러진 점, 피해자가 겨울옷을 입고 있어 치명상을 입히기 어려웠던 점 등을 고려하면 살해의 의사를 가지고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살인미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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