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변호사비 대납 의혹 속…S사 곳곳에 이재명 변호인·측근 포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는 어제(9일) 민주당 경기지역 순회경선에서 5만6820표(59.29%)를 얻어 넉넉한 과반 승리를 거뒀다. 결과 발표 후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화천대유'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사를 둘러싼 또 다른 갈래의 의혹도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 풍문으로만 돌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한 시민단체가 정식으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 지사가 큰 재판을 진행하면서도 별다른 재산 감소가 보이지 않는다는 정황 증거가 전부였지만, 이 시민단체는 해당 의혹 가운데 특정 기업이 자리하고 있다며 의혹을 한층 구체화시켰다.

실제 해당 기업과 계열사에는 이 지사를 변호했던 변호사들 본인과, 연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이 재판을 전후해 사외이사로 속속 배치됐다. 이 지사의 측근들 역시 여럿 발견됐다. 특정 기업을 중심으로 한 이 지사 주변 인물들의 포진이 단순 우연으로만 보기에는 석연찮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사 곳곳 이재명 변호인과 소속 법무법인

1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이 지사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하며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낸 시민단체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은 상장 기업 S사가 의혹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시민단체는 고발장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변호인 가운데 1명인 이태형 변호사는 이 지사에게서 수임료 명목으로 현금 3억원과 3년 후에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 20여억원 상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언급한 상장사가 S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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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S사에는 이 지사 사건을 담당한 변호사 2명이 계열사 사외이사로 근무했다. 이태형 변호사는 지난 2019년 12월 계열사 A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 지사의 2심 선고가 나오고 3개월쯤 지난 시점이다. 이 변호사는 2018년 경찰 수사 단계부터 이 지사 사건을 맡았다. 그해 말 이 지사가 기소된 이후에도 1·2심 재판에 참여했다.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빠졌지만, 지난해 10월 선고된 파기환송심에는 다시 변호인으로 들어갔다. 그로부터 3개월쯤 지난 올해 1월 A사 사외이사에서 사임했다. 현재는 이 지사 대선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다.

이 변호사와 함께 이 지사의 변호인단에 합류한 나승철 변호사도 S사 계열사인 B사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지난해 7월 이 지사의 대법원 선고가 나오고 한달여쯤 지나 선임됐다. 나 변호사는 이 지사의 1심부터 2·3심에 이어 파기환송심까지 모든 재판에 변호인으로 참여했다. 이 지사가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되고 4개월쯤 뒤인 올해 2월 B사 사외이사에서 물러났다. 나 변호사는 지난 8월 전국 변호사 516명의 이 지사 공개 지지선언 당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는 이 변호사도 동참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S사와 이태형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과의 관계도 평범치 않다. 해당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이 S사와 그 계열사에 다수 채용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S사 계열사인 C사에는 지난해 4월 같은 법무법인 소속 이모 변호사와 임모 변호사가 각각 사외이사와 감사로 선임됐다. 그중 이 변호사는 S사 본사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또다른 계열사 D사에도 해당 법무법인 김모 변호사가 올초 사외이사로 들어갔다. 이 법무법인은 2019년 11월 설립된 소규모 신생 법무법인이지만, 이태형 대표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진입한 뒤 해마다 소속 변호사들이 S사 계열사에 진입한 셈이다.  

CBS노컷뉴스는 이같은 채용이 이뤄진 배경을 묻고자 이 변호사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나 변호사는 "(B사 사외이사는) 아는 선배가 혹시 할 생각이 있냐고 연락와서 하게 된 거지 이 지사와는 관련이 없다"며 "이 지사한테 받은 수임료는 적정한 수준이었고, 받은 돈은 모두 현금영수증까지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수임료를 B사에서 대신 내줬다면 모두 받을 때까지 그 회사에 있어야지 왜 중간에 그만뒀겠나"며 B사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부인했다.

이재명 측근 인물들도 S사와 인연

왼쪽부터 이화영 킨텍스 대표와 이한성 천화동인 1호 대표. 연합뉴스
변호인뿐만 아니라 이 지사 주변 인물들도 S사와 계열사에 임원으로 등장한다. 이 지사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는 지난 2017년 3월 S사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이 대표는 이 지사가 도지사로 당선된 2018년 6월에야 사외이사직을 내려놨는데, 당선되기 직전인 같은해 4월부터는 이 지사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약 2개월 동안 이 지사 캠프 선대본부장과 S사 사외이사 자리를 겸직한 것이다. 그 뒤로 이 대표는 지난해 1월까지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냈다. 이 대표가 제17대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으로 일한 이한성씨는 최근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1호 대표로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조계원 전 경기도 정책수석은 S사 계열사 B사에서 사외이사를 맡았다. 나승철 변호사와 같은날 B사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조 전 정책수석은 이재명표 기본소득 모델을 설계하는 등 이 지사의 정책 브레인으로 불린다. 이 지사도 조 전 정책수석의 출판 기념회에서 "조계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재명의 머리"라고 축사했다.

조 전 수석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이 지사 변호를 맡은 나 변호사도 B사 사외이사로 선임됐다는) 보도를 보고 이 지사에게 괜히 누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바로 사임을 신청했다"며 "(이 지사와 S사의 연관성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누구의 소개로 B사에서 근무하게 됐냐'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화영 대표는 전화와 문자메시지에 모두 응답하지 않았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서는 이 지사 주변 인물들이 S사라는 특정 기업을 중심으로 다수 등장하는 상황을 두고 이 지사와 S사 사이 연관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짙다. 이같은 의혹에 이 지사 캠프 측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강하게 부인하며 "즉각 사과하고 고발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관용 없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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