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정영학 녹취하는 거 알고 일부러 허위 사실 얘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박종민 기자
검찰 조사를 앞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각종 로비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녹취록에 대해 "정영학 회계사가 녹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일부러 허위 사실을 포함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9일 입장문에서 "녹취록에 근거한 각종 로비 의혹은 대부분 사실과 다른 허위 내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 측은 "인허가를 담당한 도시공사가 과반 주주인데 무슨 로비가 필요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수차례 말씀드리지만 개발 이익이 예상보다 증가하게 되자 투자자들 간 이익 배분시, 사전에 공제해야 할 예상 비용을 서로 경쟁적으로 부풀려 주장하게 됐고, 그 내용이 정영학에 의해 녹취돼 유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영학 본인이 주장했던 예상 비용은 삭제·편집한 채 이를 유통하고 있다"며 언론에 관련 보도를 신중히 해달라고도 요청했다.

화천대유가 100% 소유한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을 두고 김씨가 "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김씨 측은 "김씨는 그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전혀 없고 사실과도 다르다"며 "천화동인 1호는 김씨 소유로, 그 배당금을 누구와 나눌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또 다른 등장인물인 정민용 변호사는 이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는 자기 것이고, 김씨에게 차명으로 맡겨 놨다고 여러 차례 내게 말했다"는 취지의 자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연합뉴스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 밑에서 전략투자팀장으로 일하며 대장동 개발 사업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유 전 본부장과 유원홀딩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자술서에서 "유 전 본부장이 '김씨에게 700억원을 받기로 합의했다, 곧 받을 것이다'라고 했다"고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이 전처와의 이혼 합의금을 빌려달라고 부탁하면서 갚을 능력이 있음을 이런 식으로 드러냈다는 취지다.

유 전 본부장 측은 그동안 '700억원 약정설' 등에 대해 "김씨와 농담처럼 이야기한 것이지 실제로 돈을 약속한 적도 없고 받은 적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란 의혹에도 "1호 수익금은 김씨가 이미 처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인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11일 김씨가 예정대로 출석하면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정관계 로비 의혹의 실체는 무엇인지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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