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프로그램 '라켓보이즈'는 연예계 배드민턴 새내기들이 전국 대회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용대 선수가 감독을, 최연소 국가대표 출신 장수영 선수가 코치를 맡아 장성규, 윤현민, 양세찬, 윤두준, 오상욱, 이찬원, 부승관, 김민기, 정동원 등 연예계 각 분야의 스포츠맨들을 모았다.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을 연상시키는 제목이지만 실제로는 크게 연결고리가 없다. 다만 '라켓소년단'처럼 스포츠 종목 중 배드민턴을 선택했고, 실제 '라켓소년단'에 출연했던 배우 김민기가 멤버로 합류했다.
김민기는 지난 7일 온라인 생중계 된 제작발표회에서 "제가 운동 신경이 별로 없고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드라마 '라켓소년단'을 촬영하면서 8개월간 배드민턴을 열심히 배웠다"며 "드라마 이후 배드민턴 칠 기회가 많지 않아 아쉬웠다. 그러던 중 '라켓보이즈'를 통해 배드민턴에 대한 의지를 이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함께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인기 종목인 배드민턴이기에 골프, 축구 등 스포츠 예능프로그램들과는 분명한 차별성이 있다. 무엇보다 '라켓소년단'을 통해 잘 만든 스포츠 드라마는 종목 무관하게 통한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라켓보이즈' 역시 수많은 스포츠 예능프로그램들 중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배드민턴은 골프, 축구, 야구 등보다 일상 참여도가 뛰어난 종목이라 메리트가 있다. 제작진은 예능이지만 실제 스포츠 경기를 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도록 몰입감을 극대화 할 예정이다.
'라켓보이즈' 양정우 PD는 지난 7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배드민턴 종목이 국민 생활 체육인들이 가장 많은 종목이라고 해서 관심이 갔다"며 "출연진들 공통점은 모두 승부욕이 강하다. 예능임을 잊고 실제 선수처럼 경기에 임해 많이 놀랐다. 영상으로도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고자 올림픽 경기에서 사용되는 카메라 기술을 처음 도입했다.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스포츠 예능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빌런들을 소집한 예능프로그램도 있다. 또 다른 tvN 예능 '해치지 않아'가 그 주인공이다.
'펜트하우스'는 1년 동안 방영하면서 시청률 20%를 넘기는 등 뜨거운 인기를 모았다. 이에 빌런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까지 사랑받자 이들을 조명한 예능프로그램이 등장했다.
'해치지 않아'는 '펜트하우스' 빌런 배우 엄기준·봉태규·윤종훈이 떠나는 힐링 리얼리티다. 이들은 적막한 곳에 위치한 아지트를 각자의 로망을 담아 꾸며내면서 색다른 휴가를 즐긴다. 여기에 '국가대표 빌런들의 본캐(본래 캐릭터) 찾기 프로젝트'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펜트하우스'로 구축된 세 사람의 '빌런'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 셈이다.
tvN 주요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등과 그 포맷은 유사하지만 빌런 관계성을 내세우면서 차별화를 꾀했다. 이지아 등 게스트 역시 '펜트하우스' 주연들이라 마치 '펜트하우스'의 스핀오프 예능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단순히 드라마를 통해 얻은 인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배우 캐릭터에 쏠린 관심을 영리하게 확장했다는 평가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인기 원작 웹툰이나 소설이 영상화되는 것처럼 인기 드라마 캐릭터나 소재를 이용한 예능프로그램들은 앞으로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화제성과 관심도가 검증, 보장되기 때문"이라며 "요즘은 한 사람이 여러 '부캐'(부캐릭터)로 활약하는 게 트렌드라 드라마 세계관을 확장해 시청자들 몰입도를 높이는 예능프로그램들이 나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