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2년 만에 다시 영화 팬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26번째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가 6일 오후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개막식을 열고 10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이후 2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개막식으로, 올해는 개·폐막식은 물론 오픈토크, 야외무대인사 등 주요 프로그램 이벤트를 정상적으로 진행한다.
축제의 시작은 한국영화공로상과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시상으로 열었다. 한국영화공로상은 고(故)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에게,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임권택 감독에게 돌아갔다.
한국영화공로상은 해외 영화계에 한국 영화를 소개해 세계화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이지만, 올해는 영화계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힘써온 한국 영화계의 맏형 이춘연 이사장의 업적을 높이 사 예외적으로 선정했다.
이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국 영화계의 살아있는 전설 임권택 감독이 무대에 올라 진심 어린 소감을 전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60년 초에 데뷔해서 지금까지 한 100여 편 영화를 찍었는데요. 아직도 제 스스로 완성도가 어지간하다 하는 영화는 찍어보지를 못했고요. 이제 나이가 끝나갈 때가 되어서 그런 영화를 찍어볼 기회조차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나이까지 영화를 만들면서 살았다는 게 너무나 행복하고 기쁩니다."
올해 BIFF의 가장 큰 의의는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정상 개최가 어려웠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정상 개최를 선언하며 다시금 영화 팬들의 곁으로 돌아왔다는 데 있다.
아시아의 재능 있는 신인 감독을 발굴하고 격려하는 뉴 커런츠상 심사위원으로 부산을 찾은 크리스티나 노르트 베를린국제영화제포럼 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영화제를 개최하기로 하고 개·폐막식을 열고, 관객과 만날 시간을 늘리고, 해외 게스트 초청하고, 방역에 힘쓰며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는 걸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는 계속될 것이고, 예술형식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이 세상의 많은 사람을 한데 모으는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개막작인 '행복의 나라로'는 최민식과 박해일의 열연에 윤여정을 비롯한 조한철, 임성재, 이엘 등 조연 배우들의 재치 있는 연기가 빛나는 서정적인 로드무비다.
박해일은 "이렇게 많은 분 앞에서 영화로 만난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기쁘고 반갑고, 그래서 그런지 부국제가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영화가 잠시나마 여러분의 마음을 보듬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민식 역시 "너무 보고 싶었고, 그리웠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라며 "'행복의 나라로'로 오랜만에 부국제에서 문을 열게 돼서 너무 영광"이라고 말했다.
BIFF의 마지막은 홍콩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배우 매염방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 '매염방'이 장식한다.
개막 선언에 나선 박형준 부산시장은 "올해는 부국제를 사랑하는 마음이 하나 되어 철저한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영화제의 꽃인 개막식을 열 수 있게 됐다"며 "부국제가 서서히 일상을 회복해나가는 희망의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5일까지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등 6개 극장 29개 스크린에서 70개국 223편의 공식 초청작,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3편을 100% 극장 상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