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에 개최하는 첫 대형 이벤트인 만큼 곳곳에 긴장감이 맴돌았지만, 영화팬들은 2년 만에 대면하는 영화 축제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오후 해운대 영화의 전당 입구. 가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영화제 개막식을 찾아온 영화팬들이 입장권을 들고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영화팬들은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개막식이 취소돼 아쉬움을 삼켰다며, 2년 만에 찾아온 대면 축제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김영희(59·여)씨는 "해마다 영화제를 찾아와 축제를 즐겼는데, 지난해에는 코로나 때문에 개막식이 열리지 않아 실망이 컸다"며 "올해에는 2년 만에 영화제가 돌아온 만큼 여러 작품을 보며 주말까지 마음껏 축제를 즐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이선희(37·여)씨는 "개막작 예매가 몇 초 만에 매진됐는데, 운 좋게 예매에 성공해 개막식을 보러 올 수 있었다"며 "평소 영화를 즐겼지만 영화제는 처음 방문하는데, 좋은 작품과 유명 배우를 볼 생각에 벌써 설렌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영화제 개막식 예매가 100%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매표소 앞에 표를 구하려는 영화 팬들이 장사진을 이루던 예년이 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레드카펫 행사가 끝난 뒤 배우 송중기와 박소담 사회로 본격적인 개막식이 진행됐다.
개막식에서는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한 거장 임권택 감독과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 故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에 대한 시상과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 소개 등이 진행됐다.
이어 무대에 오른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개최가 서서히 일상을 회복하는 희망의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며 "영화제가 세계 영화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형준 시장과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한 목소리로 개막을 선언하면서 영화제는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했다.
개막작 소개 순서에 무대에 오른 배우 최민식은 개막식을 찾은 영화팬들을 향해 "너무 보고싶었고, 그리웠다"며 2년 만에 영화제를 찾은 소감을 밝혔다.
10일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작품 '아네트'로 감독상을 받은 프랑스 거장 '레오스 카락스'가 영화 팬들을 만나는 등 국내외 유명 영화인 방문도 이어진다.
영화제는 오는 15일 폐막작 '매염방'을 상영하며 일정을 마무리한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이른바 '위드코로나' 시대를 여는 성공적인 첫 이벤트로 기억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