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오 대법관의 임명으로 여성 대법관 4인 시대가 본격화됐다"며 "약자와 소수자에 관심이 많고 인권을 위해 좋은 판결을 해 왔기 때문에, 약자와 소수자에 대해 대법원에서 전향적 판결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오 대법관이 임명되면서 여성 대법관은 역대 최다인 4명으로 늘었다. 13명 대법관 가운데 여성은 오 대법관을 포함해 박정화·민유숙·노정희 등 4명이다.
헌정 사상 8번째 여성 대법관이 된 오 대법관은 "대법원에는 대법관들의 사진이 걸려 있는데, 최초의 여성 대법관인 김영란 전 대법관의 사진은 절반이 지나서야 걸려 있다"며 "여전히 극소수인 여성 대법관으로 무거운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수여식에 참석한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법관은 다뤄야 하는 사건의 양도 많지만, 최종심으로 부담감이 크다"며 이번이 문재인 정부에선 마지막 대법관 임명식이라는 점을 상기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그래서 더욱 뜻깊은 자리다"며 "정책은 행정부가 만들고 집행하지만, 사회적으로 예민한 문제는 사법부의 판결을 통해 방향을 잡기 때문에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면서 중요한 역할을 잘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퇴임한 이기택 전 대법관에게 훈장을 수여한 후 "평생 법관으로 봉직하고, 그중 최고인 대법관의 명예로운 일을 수행하며 훌륭한 사표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법관의 최고의 판결 중의 하나는 광역버스의 휠체어 전용석이 정면이 아니라 측면을 바라보는 형태로 설치한 것은 장애인 차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었다"며 "이는 장애인 차별을 금지하고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돋보이는 판결로, 우리 사회의 인권의식을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 전 대법관은 "법관의 업무는 국민의 주권을 해석하는 일로 국민의 위임을 받아서 하는 이 일을 믿고 맡겨 주신 국민들에게 감사드리며,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대과없이 퇴임을 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