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지난 4월 2.3%로 시작된 2%대 상승률의 고물가 행진이 6개월째 이어졌다.
기획재정부는 "9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상승세가 둔화하며 전달인 8월 대비 오름폭이 소폭 축소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였는데 지난달은 2.5%를 기록했으니 오름폭이 축소됐다는 기재부 설명이 형식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9월은 물가 상승률이 1.0%로, 지난해 열두 달 가운데 1%대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던 넉 달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해 월간 물가 상승률은 1월 1.5%와 2월 1.1%, 3월과 9월 각각 1.0%를 제외하면 4월 0.1%와 5월 -0.3%, 6월 0.0% 등 0%대 이하를 맴돌았다.
기재부는 올해 4월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급등하자 지난해 4월을 기점으로 시작된 극도의 저물가에 따른 '기저효과'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따라서 지난해 기저효과가 완화하는 3분기부터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해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이 2.0%를 넘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기재부 전망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 이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저물가 기저효과가 가장 작았던 지난달에도 소비자물가는 2.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8월 2.6%에서 9월 2.5%로 물가 오름폭이 축소됐다는 기재부 주장이 내용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지는 까닭이다.
기재부의 기저효과 '타령'이 부질없음은 앞서 지난 7월과 8월 물가 상승률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월간 물가 상승률은 6월 0.0%에서 7월 0.3%, 8월 0.7%로 커졌고, 따라서 올해 7월과 8월에 작용하는 지난해 저물가 기저효과는 그만큼 약해졌다.
그런데도 지난 7월과 8월 상승률은 오히려 2.6%로 고점을 찍었다.
이에 따라 기재부가 상승세 둔화를 기대했던 3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2분기 2.5%보다 더 커졌다.
기저효과 완화에 기대 농축수산물 수급 안정에 초점을 맞춘 기재부의 물가 안정 대책은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데는 효과가 있었지만, 전체 물가 상승 제어에는 실패한 셈이다.
문제는 4분기에 물가 상승 폭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물가 상승률이 0.1%에 그치는 등 4분기 상승률이 0.4%에 불과했던 만큼 올해 4분기에는 지난해 저물가 기저효과가 다시 크게 작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 소비심리 회복에 따른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 전기요금 인상 등도 4분기 물가 상승 폭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당장 이번 달에는 지난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데 이바지했던 '통신비 지원'이 기저효과로 작용하며 물가 상승 폭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누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2.0%에 도달했다.
"연간 물가 상승률이 2%를 넘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던 기재부 전망과 달리 2012년 2.2% 이후 9년 만에 2%대 상승은 벌써 기정사실이 됐다.
통계청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기저효과가 작았던) 3분기에 많이 낮췄어야 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