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설계자'와 '환수 제도' 두고 국감서 설전…국토부 "제도 개선 검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 '설계자 이재명' '공공 환수 막은 야당' 등 갈등 이어져

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속개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 자리에 붙어있던 대장동 의혹 관련 팻말을 오후에는 치우기로 간사들이 합의했으나 일부 의원들의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자 여당 위원들이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한 '설계자 논란'과 '관련 제도 보완 요구'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이슈로 거론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5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회의실에서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벌였다.

여야는 과도한 민간 이익을 두고 유사한 비판의 날을 세우면서도, '개발 설계자'와 '공공 환수 제도 보완'을 둘러싸고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국민의힘 소속 김은혜 의원이 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 국정감사에서 노형욱 국토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13년 동안 도시개발사업에서 민관이 공동출자한 법인의 사례가 10건 정도 있었는데, 자산관리를 공동출자회사가 아닌 민간이 가져간 건 대장동이 유일하다"며 "공모 단계서부터 특정 민간이 수익을 독식하도록 설계됐는데, 국민에 돈을 받아 땅 장사를 하는 게 정상적 계약이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지정권자인 이재명 지사는 도시개발지침상 임대주택 의무확보면적(20~25%)에 10%p의 가중치까지 얹을 수 있었건만, 목표치는 15%에 그친 데다 이마저 (개발 계획을 변경하며) 6%에 그쳤다"며 "합법을 가장한 사기극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상훈 의원 역시 "(민간이) 어떻게 5천만 원을 투자해 5천억 원을 벌어갔는지, 그 구조에 어떤 흑막이 있었는지가 문제의 본질"이라며 "공영개발을 빙자한 토지 수용을 해놓고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없이 폭리를 취한 분양가에, 회계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고도 분양대행을 독점한 민간사 등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태가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천준호 의원(왼쪽)이 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 국정감사에서 노형욱 국토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여당은 공공 환수를 위한 조치가 오히려 그간 야당 측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개발이익의 공공 환수를 위한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대장동 개발은 성남시가 기부채납 등으로 58%가량의 적지 않은 개발이익을 환수했지만, 그럼에도 4천억 원이 넘는 천문학적 개발이익이 민간에 넘겨져 국민의 분노가 크다"며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 등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영개발을 포기하고, 이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공영개발도 새누리당이 다수였던 성남시의회에서 시비가 걸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고, 개발부담금이 20%까지 떨어지는 등 민간 개발 이익 취득에 '꽃길'이 깔렸다"며 "민간에 귀속되는 개발이익을 어떻게 환수할 것인가가 이번 사태에 대한 공공의 과제"라고 말했다.

같은 당 강준현 의원 역시 "개발이익환수법에 따라 도시개발사업의 개발이익 환수가 가능하지만 사업 완료 이후 5개월 내 부과하게 돼 있는데 장기사업의 경우 화폐가치 변화 등으로 변수가 많다"며 "관련 법을 실효성 있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야의 문제 제기에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아시다시피 국토부는 해당 개발 건에 대한 조사, 감독 권한이 없고, 지정권자는 성남시이며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선을 그으면서도 "제도 개선과 관련한 사안을 잘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피케팅' 문제로 3차례나 정회가 이뤄지는 등 감사 진도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자리에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등 패널을 붙여둔 국민의힘 측에 더불어민주당 측이 "정책 대신 정쟁 국감을 하자는 거냐"며 패널을 치울 것을 요구하면서 오전에 이어 오후까지 3차례나 회의가 정회된 것이다.

여야 의원들은 이 가운데 "피켓(패널)을 치우라" "뭐가 두려워 벌벌 떠냐"는 등 서로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양당의 삿대질은 국민을 신물 나게 한다"며 "민주당은 대장동 사업을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 사업'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 국민의힘은 토건세력과 특혜 비리에서 자유로운지, 국회의원의 권한을 갖고 다퉈보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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