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설계사무소 경력과 관련, 증언들이 배치되면서 유 전 사장이 경력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후 유 전 사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임명돼 문제가 되고 있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설계했고, 이후 경기관광공사 사장자리까지 올랐다. 공공기관 입사 첫 단추에 부풀어진 경력이 영향을 미쳤고, 이후에도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유동규 전 사장은 2008년 성남시의 한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장 재직 당시 서울의 설계사무소 A사에서 2개월가량 '운전기사'로 일했다. A사에 다녔던 한 직원은 "유 전 사장이 2개월 정도 잠깐 일하다 그만뒀다"며 "(A설계사무소) 대표가 사정상 차 운전을 못하게 돼 두어 달 간 채용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복수의 증언과는 달리 유 전 사장은 2010년 10월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에 임명된 직후 성남시의회에서 A사에서의 경력을 두고 '건축 관련 업무를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다.
이어 박종철 성남시의원이 "A건축사사무소 건축분야에서 몇 년 정도 (일했나)"고 묻자, 유 전 사장은 "만 3년 정도 된다"고 답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내부 증언에 따르면 2개월 정도 운전기사로 일한 경력이 전부인데, 3년 동안 건축 관련 일을 담당했다는 식으로 경력을 부풀린 셈이다.
현재 A사 측은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공식 입장을 묻기 위해 수차례 방문을 하고 전화 통화를 했지만 취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1969년생인 유 전 사장은 한양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가전제품 유통업체 H회사에 입사해 3년간 영업 일을 했다. 이후 웹솔루션 관련 업체인 N사에서 1999년부터 5년간 일했고 2005년 6월부터는 휴대폰 부품을 판매하는 '셀스코'라는 회사를 만들어 사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에 임명되기 직전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솔5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조합장이었다.
'경력 사칭 의혹' 시작점은 유 전 사장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솔5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했던 2008년 즈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해당 아파트(41.85㎡)에 살면서 리모델링 초안 작업을 한 유 전 사장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추진위원장'을 지냈고, 2010년 9월 주택조합 설립인가 승인 후 정식 조합장이 됐다.
당시 유 전 사장은 함께 일했던 이들에게 자신이 설계사무소에 일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설립 초기 유 전 사장과 일했다는 한 조합원은 "유 전 사장이 설계사무소에 다녔다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이는 "유 전 사장 이력에 설계사무소 직원으로 일했단 경력이 적혀있었다"고 했다.
이처럼 전문성과 자격요건 측면에서 부적합한 인사가 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라는 자리에 오른 것을 두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모종의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유 전 사장과 이 지사의 인연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둘은 당시 '제1회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 정책 세미나'에 함께 참석했다. 이후 이 지사는 유 전 사장이 아파트 리모델링의 사업성을 높이는 주택법 개정을 주장하자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2010년엔 유 전 사장이 조합장으로 있는 한솔5단지 조합원 설명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지사가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하자 유 전 사장은 지지 성명을 냈고, 당선이 된 후에는 시장 인수위 도시건설분과 간사를 거쳤다. 이후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처음 공무원에 임용됐고,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옮겨가 대장동 개발사업 전반을 설계했다. 이후 이 지사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자 경기관광공사 사장(차관급)으로 중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