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토론토의 가을야구 진출 운명이 에이스 류현진(34)의 어깨에 달렸다. 올해 정규 리그 최종전에서 무조건 팀에 승리를 안겨야 포스트시즌(PS)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토론토는 3일(한국 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볼티모어와 홈 경기에서 10 대 1 대승을 거뒀다.
90승 71패가 된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3위를 달렸다. PS에 진출하는 와일드카드 1, 2위 뉴욕 양키스, 보스턴(이상 91승 70패)과는 1경기 차다.
토론토는 4일 홈에서 열리는 볼티모어와 정규 시즌 최종전에서 이겨야 PS를 바라볼 수 있다. 만약 양키스, 보스턴이 각각 탬파베이, 워싱턴과 최종전에서 이기면 토론토는 PS가 무산된다. 그러나 두 팀 중 한 팀이라도 지면 토론토와 91승 71패로 시즌 성적이 같아진다. 이 경우 동률을 이룬 팀끼리 타이브레이커 경기를 치러 PS 진출을 가린다.
이 중요한 경기에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는 것이다. 상처 받은 자존심을 회복하고 에이스의 위상을 다시 높이기에 안성맞춤인 상황이다.
류현진은 2020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맺으며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코로나19로 단축 시즌이 된 지난해 12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ERA) 2.69로 기대에 부응했다. 올해도 류현진은 7월까지 10승 5패 ERA 3.26으로 제몫을 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8월 이후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졌다. 류현진은 8월 2승 3패 월간 ERA 6.21로 흔들리더니 9월에는 1승 2패 월간 ERA 9.20으로 더 나빠졌다. 특히 최근에는 3경기 연속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했다.
볼티모어는 지난달 12일 류현진을 난타한 바 있다. 당시 류현진은 2⅓이닝 8피안타(2홈런) 7실점했다. 개인으로는 설욕과 팀으로는 가을야구라는 강력한 동기가 부여되는 상대다.
AL 동부지구는 이미 우승과 꼴찌팀이 가려졌다. 탬파베이가 이날 양키스를 누르며 팀 최초 100승(61패) 고지를 밟는 등 일찌감치 지구 우승을 확정했다. AL 최고 승률도 확보했다. 반면 볼티모어는 52승 109패로 지구 최하위와 AL 최저 승률이 결정됐다.
볼티모어로서는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라고 해서 특별한 동기 부여 요소는 없다. 이날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투수는 4승 4패 ERA 4.66의 좌완 브루스 짐머맨이다. 과연 류현진이 명예 회복과 함께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 징검다리를 놓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