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는 민주당의 본산인 호남에 이어 친문의 영향력이 큰 영남까지 과반 득표로 거머쥠으로써 바로 이어질 2차 슈퍼위크 전망도 밝혔다.
커지는 대장동 의혹에도 사그라들지 않는 대세론…이재명 '국민의힘 게이트' 역공 먹혔나
이 지사는 2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지역 경선에서 1만 9698표, 55.34%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지사는 2위인 이낙연 전 대표에게 이 전 대표의 고향인 광주·전남에서만 간발의 차이로 1위를 내줬을 뿐 이날 부·울·경까지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과반 1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 상당수가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야권 인사로 밝혀진 점과, 이 지사가 강경한 어조로 화천대유와의 선긋기에 나서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몫을 포기할 수 없어 마귀의 기술과 돈을 빌리고 마귀와 몫을 나눠야 하는 민관공동개발을 했다"며 민영 개발자들을 '마귀'라고까지 표현했던 이 지사는 이날 부·울·경 연설에서도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난하며 화살을 야권으로 돌렸다.
이 지사는 "국민들께서 이미 보신 것처럼 장물을 나눈 자가 도둑"이라며 "지금까지의 개발방식이 다 그랬고, 여기에는 보수 언론들, 또 부패 정치세력들, 토건 비리세력들이 아주 밀접하게 결탁해 있는 것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 측은 이 지사가 민주당 내 대표적 비문(非文) 정치인임에도 친문(親文)의 핵심 지역인 부·울·경에서 과반 승리를 거머쥔 만큼 3일로 예정된 일반당원·국민선거인단 투표, 이른바 2차 슈퍼위크에서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원들께서 이제는 친문, 비문 등과 같은 구분보다는 누구로 대선을 승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더 깊게 판단해주시는 것 같다"며 "많은 분들이 화천대유 사태가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데 공감하시고 있어 결선투표 없는 본선 직행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유를 찾은 이 지사는 이날 경선 후 다양한 현안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손바닥에 왕(王)자를 쓴 채 TV토론회에 나온 국민의힘 윤석열 경선 후보에 대해서는 "갑자기 최순실이 생각 나 웃었다"고 답했고, 곽상도 의원에 대해서는 "제가 (화천대유의) 몸통이라는데 곽 의원 아들에게 50억 원을 준 사람이 주인이다. 유서대필 사건을 조작한 검사 아들에게 무엇 하러 돈을 주겠나"라고 말했다.
줄어들지 않는 격차…이낙연, '화천대유' 흔들기 효과 기대하지만 역부족
이 지사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으면서도 화천대유 사태를 "요지경 같은 일", "우리가 믿었던 원칙과 상식, 공정과 정의가 반칙과 특권에 무너졌다"고 강하게 비난하며 이 사건에 관계돼 있던 이 지사를 함께 공격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이다.
각종 현안 질문에 적극 대응했던 이 지사와 달리 이 전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 길게 답하지 않으며 말을 아꼈다.
"지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남은 일정을 여전히 끊임없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답변만 남긴 채 경선장을 떠났다.
다만 이 지사 측은 2차 2차 슈퍼위크의 결과는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결과와 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 지사가 과반 압승을 거뒀던 1차 슈퍼위크 때와는 달리 2차는 선거인단 모집에 적극 나섰고, 화천대유 사태로 인해 이 지사에게 실망한 민심이 어느 정도 반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대장동 사태를 접하면서 불안해진 분들이 투표에 많이 나서지 않으시는 등의 민심이 있다"며 "현재 53%대인 이 지사의 득표율을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낮출 수 있다면 결선 투표에 대한 기회가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