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뉴욕 출장에 동행한 그룹 BTS(방탄소년단)에 여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 보도에 청와대가 '지급했다'고 즉각 해명에 나서자, 조선일보가 이 소식을 후속 보도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해당 의혹을 제기한 매체의 이름을 '조선일보'가 아닌 '한 매체'라고 표기해 "조선일보를 조선일보라 부르지 못하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30일 "[단독]BTS 열정페이 논란… 文 뉴욕 일정 줄곧 동행하고 여비 '제로'?"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정부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미국 뉴욕 출장에 동행한 BTS에 항공료와 숙박비, 식비 등 여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내용이다.
이에 청와대 측은 이날 곧바로 "BTS의 항공비와 체류비 일부를 사후정산 형식으로 지급하기로 하이브(BTS의 소속사)와 사전에 협의했다"며 이미 사후정산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는 BTS의 특사 활동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첫 보도를 낸 지 약 5시간 만에 "방탄소년단, 특별사절 출장비 논란 불거져… 靑 '사후정산 완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청와대의 해명이 담긴 내용을 후속보도했다. 그러나 이 기사에서 의혹을 제기한 매체의 이름을 '조선일보'로 표기하지 않고 '한 매체'라고 표기했다.
이 같은 소식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단독 기사 내고 뻔뻔한 조선일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처음 의혹을 제기한 기사 캡처본을 올린 뒤 "사후 정산된 것으로, 오보로 밝혀졌다"고 알렸다.
이어 조선일보에서 보도한 청와대 해명 기사 캡처본 역시 올렸다. 그러면서 해당 기사 속 매체 이름이 '조선일보'가 아닌 '한 매체'라고 표기됐다고 강조하며 "조선일보가 (앞서) '단독'이라 보도하고도, 문제가 되니 '한 매체'라고 보도하는 뻔뻔함"이라고 꼬집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조선일보를 조선일보라 부르지 못하냐"며 비판에 나섰다. 한 누리꾼들은 "(조선일보가) 유체이탈 화법을 쓴다"며 "부끄러움을 모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오보를 내놓고 정정 보도를 이런 식으로 퉁치려 하냐"고 되물었다.
이와 관련, 탁현민 의전비서관도 해당 의혹에 대해 연일 반박하고 나섰다. 탁 비서관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일보가 악의적인 오보를 내고 그 내용을 일부 정치인이 받아서 확대 재생산하는, 좀 지긋지긋한 일들이 또 한 번 반복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튿날인 1일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해당 의혹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BTS나 그 소속사인 빅히트나 하이브가 돈을 못 받았다고 합니까? 당사자가 그렇게 얘기하고 있지 않은데, 그걸 왜 조선일보가 못 받았다고 하느냐.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어이없어 했다.
그러면서 "사고방식이 한심하다. BTS가 불려 다닐 정도의 아티스트라고 생각하냐"며 "BTS는 지금 그 누구도 그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시킬 수도 없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막을 수도 없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측의 이 같은 해명에도 조선일보는 "BTS에 정산했다는 靑…계약 안 한 영부인 행사도 데리고 다녔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BTS가 계약 조건에는 나오지 않은 추가적인 일정을 소화했고, 정부는 이를 홍보에 활용했다는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