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제목만큼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SPC그룹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도너츠 생산공장에서 기름때와 유증기가 도넛 반죽에 묻어나오는 제보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다.
반응은 뜨거웠다. 맘카페와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서는 해당 기사가 공유되며 '던킨을 먹지 않겠다'는 글이 이어졌다.
'던킨 쿠폰을 다 환불했다'는 인증글이 올랐고, '같은 SPC그룹 내 파리바게트도 똑같을 것 같다'며 불똥이 파리바게트로 튀기도 했다.
그러나 채 하루가 안 돼 상황은 급반전됐다.
이 직원은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흩뿌리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도세호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까지 발표한 비알코리아는 조작 영상에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비알코리아는 "30일 오후 해당 영상과 직원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말했다.
해당 직원은 민주노총 소속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 지회 고위급 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SPC 비알코리아측은 "영상을 찍은 직원은 해당 시간대에 그 라인에서 근무하도록 정해진 직원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달 초 광주에서 시작된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이 한 달 가까이 장기화된 가운데 민주노총 소속 간부가 SPC제품 생산 위생불량 영상 조작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지난 22일과 23일 SPC세종공장 앞에서 밀가루 운반 차량 이동을 막으며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민노총 조합원 60여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해당 지회와 함께 상황을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불시 조사에서는 식품위생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식약처는 언론에 보도된 비알코리아 안양공장을 29~30일 불시 점검해 식품 위생 기준 위반과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해썹·HACCP)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한 결과 식품 이송 레일 하부의 비위생 상태가 확인되는 등 위생취급 기준 위반사항이 적발됐다고 30일 밝혔다.
해썹 평가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조설비 세척소독 미흡이 적발됐으며, 이번 점검에서도 이물 예방 관리와 원료 보관 관리 미흡 등이 추가 확인돼 부적합 판정됐다.
식약처는 식품위생법 위반 사항에 대해 관할 지자체가 행정처분한 뒤 3개월 이내에 재점검을 실시하고 해썹 부적합 사항은 업체 시정 조치 이후 재평가를 할 예정이다.
아울러 던킨도너츠의 다른 제조시설로도 위생지도·점검과 해썹 평가를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