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 유명 체인점 햄버거에서 정체불명 벌레가 나왔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피해자 측은 해당 브랜드 본사가 재발 방지 대책조차 하지 않는가 하면, 관할 구청 역시 이렇다할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A씨가 햄버거에서 이물질을 발견한 건 지난 25일.
당시 A씨는 모 유명 브랜드 햄버거를 구매해 딸 B씨와 함께 집에서 먹던 중, 햄버거에 들어있는 양상추에서 붉은색 벌레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변색된 양상추인 줄 알았지만, 자세히 보니 움직이는 벌레였다는 게 A씨 주장이다.
하지만 이를 몰랐던 B씨는 일부 햄버거를 먹었고, 현재 복통과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고 A씨는 전했다.
당시 햄버거 체인점 측도 벌레가 들어갔을 수 있다며 사실 관계를 인정하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건 이후 며칠이 지났지만, 해당 브랜드 본사는 공개적인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지역 체인점에 책임을 돌리는가 하면, 금전적인 보상을 언급하는 등 사건을 무마하기 바빴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피해를 호소하며 본사에 연락해 이 사실을 알린 뒤,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며 "하지만 구두 사과와 보상 문제, 가맹점 책임 등만 언급할 뿐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은 없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관할인 해운대구청 대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사고 직후 구청에 이 사실을 알린 뒤 벌레까지 직접 보여줬지만, 구청은 이물질 종류를 확인할 수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A씨는 "해운대구청에 이 사실을 알리고 담당자에게 벌레까지 직접 보여줬지만, 벌레 종류조차 확인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벌레 종류를 알아야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텐데, 이 조차 확인해주지 않으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마음놓고 음식을 사먹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재발 방지와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했을 뿐, 금전적인 보상을 바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하지만 업체는 물론 구청까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며칠 동안 단 하나도 변하지 않은 상황이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해당 브랜드 본사 측은 이물질이 나온 사실을 안 뒤 곧바로 사과와 함께 피해 보상을 비롯한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며, 매뉴얼에 따라 현장을 확인하고 위생 점검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브랜드 관계자는 "이물질이 나온 사실을 접한 뒤 곧바로 사과 말씀과 함께 피해 보상을 비롯한 대책을 약속했고, 지금도 조치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 이물질이 들어간 경위 등에 대해 조사 중이며, 매뉴얼에 따라 위생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해운대구는 담당자가 현장에 나가 육안으로 이물질을 확인했지만, 전문가를 통해 정확한 식별이 필요한 상황이라 확답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담당 부서가 이물질을 육안으로 확인했지만, 전문가를 통해 벌레 종류와 인체 유해성 등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 민원인에게는 이물질 종류를 곧바로 얘기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물질이 해충이나 인체에 유해한 물질일 경우 제재 처분을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에 그칠 수밖에 없는 한계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