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여한구 (산업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최근 미국이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등에다가 3년치 매출. 원자재 및 장비구매 현황, 고객정보, 재고, 생산주기, 이런 거를 다 내놓으라고 요구했답니다. 명분은 반도체 수급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반도체 시장을 면밀하게 분석하겠다는 건데 글쎄요.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핵심 정보들이 경쟁사에 유출되는 건 아닌가, 이런 우려도 있죠. 이런 저런 궁금증들 이분과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여한구>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취임하신 지 얼마나 되셨죠?
◆ 여한구> 지금 한 50일 조금 넘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시죠. 우리가 유명희 본부장하고 많이 얘기했었는데 그 후임으로 오신 거군요.
◆ 여한구>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 사이에 미국도 벌써 다녀오셨는데 어떤 내용들 협의하셨습니까?
◆ 여한구> 추석 연휴 포함해서 워싱턴, 뉴욕 해서 한 열흘 정도 다녀왔고요. 지난 5월 달에 한미정상회담 이후에 각료급으로는 최초의 방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서 백악관, 이제 카운터파트인 무역대표부의 캐서린 타이, 그리고 주요 상하원 의원들, 그중에는 우리 언론에도 많이 알려졌는데 영킴, 한국계 의원, 이런 분들 만나서 제가 확인한 거는 지난 5월 정상회담 이후에 우리의 그 군사동맹이 경제, 기술 그리고 공급망 동맹으로 격상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다들 공감대를 가지고 계셨고요. 특히 내년 3월은 한미FTA 10주년 기념입니다. 그래서 지금 통상 환경이 굉장히 바뀌고 있고 그래서 이런 공급망, 기술, 백신, 기후변화. 이런 새로운 통상의제에 대해서 이런 한미FTA, 프레임워크 전반을 통해서 확대 운영하자라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을 했고요.
◇ 김현정> 분위기 좋았네요.
◆ 여한구> 좋았습니다.
◇ 김현정> 분위기 좋았는데, 그런데 왜 삼성전자에다가 또 SK하이닉스에다가 무슨 원자재 구매현황, 고객 정보, 고객 정보까지 또 왜 원하나 궁금하네요. 재고, 생산주기, 이런 기밀들을 왜 내놓으라고 한 겁니까?
◆ 여한구> 하여튼 그 사항에 대해서 우리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도 우리 국민들께서도 우려하시는 부분을 정부에서는 잘 이해를 하고 있고요. 상황을 굉장히 심각하게 예의주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좀 침착하고 냉정하게 대응을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먼저 이게 우리 기업들한테만 요청을 한 게 아니라 일본, 대만, 유럽, 미국 기업들 모두한테 요청을 한 거고 그래서 저희 정부에서는 지금 기업들과 거의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고 그리고 지금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필요시에는 미국측과 협의하면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기업들에게 지원을 하려고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11월 8일까지 달라, 이렇게 했더라고요. 물론 자발적인 선택이라고 말은 그랬습니다마는 기한까지 못 박고 있고. 또 미국 아닙니까? 이게 기업들로써는 당연히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강제적인 게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던데요. 그럼 우리 정부의 입장은 뭡니까?
◇ 김현정> 우려를 전달하고 만약에 우리 기업 측하고 논의를 해보시면서 이거 이거까지는 굳이 거기에 갈 필요도 없고 가서도 안 됩니다 하는 것들은 조정할 수도 있습니까? 항목 같은 거.
◆ 여한구>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한미 간에 통상 당국 간에 굉장히 진솔하고 건설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그런 관계가 형성이 돼 있기 때문에 하여튼 저희는 예의주시하고 최선을 다해서 대응을 하겠습니다.
◇ 김현정> 왜 달라 그러는 거예요, 그런데 진짜?
◆ 여한구> 이게 지금 앵커님도 아시겠지만 반도체 부분의 수급이 굉장히 글로벌이 심각합니다. 그래서 자동차 공장들이 굉장히 이렇게 중지되는 그런 현상도 있고 그래서 아마도 미국 정부에서는 이 정보, 수요자와 공급자들 간에 정보가 정확하게 공유가 안 되고 그런 데서 또 이런 미스매치가 발생을 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하여튼 이런 상황들에 대해서 지금 정부에서도 여러 채널을 통해서 추가적으로 상황을 파악을 하고 있고 지금 정부가 어떤 부분에서 역할을 하고 우리 기업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인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필요하다면 당당하게 말씀하실 거죠?
◆ 여한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요구하지 말아라, 이거 안 된다. 당당하게. 결국 이게 반도체는 우리 핵심사업인데 미중 간의 이 패권경쟁 속에서 이런 요구도 나오고 결국 우리도 피해를 보고 이런 건 아닌가, 사실 중간에 끼어서, 그런 얘기들도 볼멘소리도 나오더라고요.
◆ 여한구>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미국, 중국 다 중요합니다. 미국과는 우리 동맹관계에 있고 또 미국은 첨단기술을 가지고 있고 중국은 가장 커다란 시장이고 또 빠르게 성장을 하고 있고 또 우리나라는 이 미국과 중국 모두 FTA를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그런 나라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우리 입장에서는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또 이제 경쟁할 부분은 경쟁하고 하면서 좀 밸런스와 균형을 잘 맞추는 게 필요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게 참 어려운 일이잖아요.
◆ 여한구> 어렵습니다.
◇ 김현정> 중간에 끼어서 참 어려운 일인데 지금 우리 외교 담당하시는 분들이 그 부분에서의 밀당을 아주 힘겹게 신중하게 한 발, 한 발 하고 계신 것 같더라고요.
◆ 여한구> 맞습니다.
◆ 여한구> 그렇습니다. 이게 지금은 이제 통상과 산업과 기술, 안보, 이런 이슈들이 굉장히 융합돼서 전개되는 그런 통상 환경의 패러다임 변화라고 할까요? 그런 부분을 보이고 있고 또 오늘 뉴스에도 나왔습니다만 미국과 EU 간의 트레이드 앤드 테크놀로지, 즉 통상기술협의체라는 것을 오늘 미국 피츠버그에서 5개 장관들이 다 모여서 같이 하면서 앞으로 새로운 기술 표준을 어떻게 형성시킬 것인지, 그리고 핵심 기술을 어떻게 보고를 할 것인지, 특히 가치를 공유하는 그런 우방국들 간에 이런 걸 어떻게 할 것인지 그런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게 지금 새로운 통상의 어떤 트렌드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그런 통상 당국 입장에서도 그런 부분을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제가 이번에 미국 가서 이런 공급망, 기술,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이렇게 실시간으로 논의할 수 있는 그런 대화체를 하나 만들자, 그런 제안도 제가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어요. 지금 새로운 것들에 대한 논의들이 있다 얘기하시니까 저는 갑자기 떠오른 게, 요즘 오징어게임 같은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서 세계로 공급되는 K콘텐츠들이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지 않습니까?
◆ 여한구>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거를 사실 넷플릭스라는 그 OTT는 중국에는 안 들어가 있거든요. 중국에서는 서비스가 안 되는데 중국에서 불법으로 오징어게임을 다운받아서 보는 사람이 많다, 이렇습니다. 이번에 이번 방미 기간에 이런 거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면서요?
◆ 여한구> 그런 부분도 논의가 되었고요. 저희가 보통 FTA 협상을 하면 거기에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그런 협의를 같이 합니다. 그리고 FTA 협정문에 그런 챕터도 따고 있고요. 그래서 지금은 우리 한류 콘텐츠 수출이 굉장히 급증을 하고 있고 그게 또 우리의 어떤 한류의 소프트 파워의 지식재산권을 잘 보호하는 것도 통상당국의 중요한 임무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미국 포함해서 중국, 아세안, 이런 데서 이런 데서 우리의 지식재산권들이 잘 보호가 될 수 있도록 그렇게 FTA 이행을 철저히 하도록 지금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중국에 대해서는 이번에 이 사안 관련해서 뭔가 좀 경고를 혹은 주문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 여한구> 저희도 그 상황을 저희가 예의주시를 하고 있고요. 그게 FTA 규정에 어긋나는 그런 부분이 있다라고 하면 저희도 지체 없이 그거를 제기를 하고 시정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을 찾을 계획입니다.
◇ 김현정> 예의주시하고 계시는군요. 상황 파악을 좀 해서 이게 진짜 심각한 문제다, 팩트다라고 하면 바로 경고하시고.
◆ 여한구> 그렇습니다. 그리고.
◇ 김현정> 금지시키고.
◆ 여한구> 우리 중국과는 한중FTA의 위법요소를 서로 하지 않도록 하는 그런 규정들이 다 있기 때문에 그런 FTA 규정에도 저희가 따져봐야 될 테고요. 법적인 요소 그런 걸 다 따져볼 생각입니다.
◇ 김현정>…우리가 뭔가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거예요, 중국에?
◆ 여한구> 제재를 가할 수도 있지만 거기까지 가서는 안 되고요. 사전에 원활한 방식으로 해결하는 게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 여한구> 제가 사실 어제 서울재팬클럽과 최초로 이제 간담회를 했습니다. 제가 취임한 지 얼마 안 돼서 이렇게 일본 기업들과 만나는 것은 또 그 자체로도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라고 하고요. 제가 했던 메시지는 한일경제협력은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다, 정치나 외교,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난 한 2~3년 동안도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투자유치는 조금 증가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또 이 핵심 산업에 있어서 한일 간의 공급망도 또 긴밀하게 연계가 돼 있고 그래서 일본 기업인들도 그런 사실을 잘 인식을 하고 있고 경제 분야에서는 최초로 우리 양국 기업인들이 좀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으로 이렇게 좀 협력을 공고히 하자, 그런 메시지를 제가 전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일본의 수출 규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거, 안 풀리지 않았어요?
◆ 여한구> 네, 계속되고 있습니다마는 저는 그 계기가 오히려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드는 좋은 계기가 됐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래서 우리가 반도체 더 강하게 만드는 전화위복이 됐다, 우리가 말은 합니다만 일본이 어쨌든 풀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왜 부당한 것을 WTO에 우리가 재소까지 할 정도로 부당한 것을 계속 유지합니까?
◆ 여한구> 맞습니다. 그래서 아직 WTO 재소권은 진행이 되고 있고요. 실질적으로 볼 때 우리가 그러한 위기상황을 잘 기회로 전환을 하면서 오히려 우리 국내 소부장 공급망이 더 탄탄해지는 그런 효과를 가졌고 또 일본 내부에서도 기업인들은 이거 패착인 것 같다, 그렇게 하면서 일본 기업들이 손해 본 부분도 있다.
◇ 김현정> 있어요. 그런데 왜 계속 유지한대요?
◆ 여한구> 그래서.
◇ 김현정> 정치죠, 그거는? 내부 정치라고 보시죠?
◆ 여한구> 하여튼 통상당국 차원에서는 하여튼 이런 경제협력의 모멘텀은 계속 유지하면서 양국간의 갈등 상황이 좀 잘 해
◇ 김현정> 알겠습니다. 신임 통상교섭본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계신 분이세요. 오늘 질문거리가 워낙 많아서 조금씩 조금씩 여러 분야 질문을 드렸는데 앞으로의 포부, 각오 말씀해 주시고 다음에 또 어떤 사안 있을 때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 여한구> 네, 감사합니다. 지금 통상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고 또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변화된 세상에서는 우리 전략도 과거의 틀을 과감하게 벗어서 치고 나가면서 해야 될 것 같고요. 첫 번째로는 과거에 우리는 한미FTA 협상하거나 할 때는 FTA 교섭하는 그거에 만족할 수 있었는데 그거는 당연히 열심히 해야 되겠지만 그거 플러스 지금 말씀하셨지만 공급망, 기술패권, 백신민족주의, 그다음에 기후변화, 탄소중립, 여러 가지 그런 산적한 부분에서 통상당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될 부분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저희가 내부에 TF도 만들고 하면서 소위 저희는 국부창출형 통상 해서 실물경제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그런 통상을 좀 하고자 하고요. 두 번째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번에 미국에 가 보니까 한국의 위상이, 글로벌위상이 그리고 국격이 굉장히 높아져 있습니다. CSIS 회장 한 분도 만났는데 그분이 그러시더라고요. 밖에서 보면 한국이 대단한 나라다, 그런데 오히려 한국분들은 좀 과소평가하면서 아직도 좀 소국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그런 게 한국인들의 어떤 상상력을 제약한다,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제 우리가 글로벌 어떤 선도국, 통상 선진국으로써 국제무대에서도 글로벌리더십을 발휘해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잘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 여한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산업자원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