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지역버스노동조합과 11개 지부가 30일 첫차부터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목소리에는 당혹감이 역력했다.
버스 위치와 도착예정시간을 알려주는 안내판은 대부분이 비어있었다. 이날 오전 취재진이 찾은 버스정류장은 이곳을 지나는 9개 노선 가운데 7개 노선이 파업을 알렸고 일부 노선에는 대체 버스가 투입됐다. 버스 노선 번호를 단 전세버스가 간간이 보였다.
버스가 언제 도착할지 알 수 없다 보니 도로가로 나와서 하염없이 버스가 오는 방향만 바라보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한 학생은 "학교 가야 되는데, 원래는 여기서 301번을 타고 가다 203번으로 갈아타야 되는데 버스가 안 오고 있다"며 "택시를 타면 택시비가 1만 얼마 나오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또 다른 시민도 20분째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301번을 기다리고 있다. 원래는 자주 오는 버스"라고 설명하며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도 너무 안 온다. 이럴 수가 있나 싶고…"라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세종시에서 대전 용문동 방면으로 가는 중이었다는 한 노부부는 기자에게 "오늘 시내버스 안 오느냐"며 "몰랐다. 아이고 어떡해"를 연발했다.
또 파업을 알고도 버스정류장에 나온 시민들은 주로 자가차량 이용이 어렵거나 학생, 어르신들이 많았다. 말 그대로 시민의 발이 멈춘 셈이다.
한 시민은 "오늘도 오늘이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어떻게 할지 겁이 난다"며 "대체버스가 투입된다고 해도 기존 버스 이동시간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아 앞으로 출근시간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시민은 "나름 그분들(노조)도 사정이 있어 그런 것이긴 하겠지만, 버스를 이용해서 아침에 출퇴근 하는 사람들에게도 정해진 시간에 가야 되는 사정이 있기 때문에… 편하고 좋다고만은 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전 시내버스 파업에 따라 대전시는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3개 업체와 비노조원을 중심으로 시내버스를 운행하고 전세버스와 도시철도 운행 횟수를 늘렸다. 택시부제도 해제됐다. 시 홈페이지를 통해 비상수송노선을 안내하고 있다.
대전시는 이를 통해 평일 대비 62%, 주말은 73%의 운행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고 설명했으며, 모두 100개 노선 가운데 48개 노선은 비상수송차량 투입으로 정상 대수가 운행되고 나머지 52개 노선은 감차 운행되며 미 운행 노선은 없다고 밝혔다. 파업 기간동안 대체 운행되는 시내버스와 전세버스, 관용차량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