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4년 11월 김모 회계사를 전문계약직 3급으로 채용했다.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대장동 개발 사업자로 선정하기 4개월쯤 전이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김 회계사를 "정영학 회계사가 추천한 인물"로 지목했다. 실제로 둘은 과거 같은 회계법인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계사는 채용 이후 대장동 사업 실무를 추진한 공사 전략사업실에서 근무했다.
당시 김 회계사 이외에 1명이 더 전문계약직 4급으로 공사에 취업했는데, 그가 바로 정민용 변호사다. 정영학 회계사와 함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주축으로 거론되는 남욱 변호사의 대학교 후배다. 정 변호사는 김 회계사와 마찬가지로 공사 전략사업실에 배치됐다. 김 회계사는 실장이었고, 정 변호사는 그밑의 투자사업팀장으로 일했다.
공사 안팎에서는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가 화천대유의 사업권 획득 목적에서 자기 사람들을 공사에 앉혔다고 보는 의심이 짙다. 두 사람이 화천대유 사업보다도 몇해전인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의 동업관계로 끈끈하게 묵여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당시 남 변호사는 정 회계사가 운영한 회계법인을 거쳐 세탁한 돈으로 국회의원 로비 자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두 사람의 이같은 관(官) 작업이 실제 사업자 선정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시각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언급된다. 김 회계사와 정 변호사는 2014년말 당시 유 전 본부장이 공사 직제를 개편하면서 새롭게 조직한 부서에 발탁됐다. 공사 출범 이후 첫 회계·법률 분야 전문계약직 모집이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채용 과정에서 인사위원장도 맡았다.
검찰 전담수사팀은 최근 유 전 본부장을 출국금지 조치한데 이어 전날 유원홀딩스를 압수수색했다. 앞서는 정영학 회계사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CBS노컷뉴스는 정 회계사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김 회계사는 "(정 회계사와) 같은 회계법인에서 근무한 경력은 있지만 공사 지원 시점은 타회계법인으로 이직한 후였다"며, 정 회계사가 공사 채용을 추천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