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이날 경기 분당구 판교동 소재 유원홀딩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유원홀딩스 대표는 올초까지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소속 투자사업팀장으로 근무한 정민용(47) 변호사다. 정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의혹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48)의 대학교 후배다. 검찰은 이날 남 변호사가 소유한 서울 청담동 소재 '천화동인 4호'에도 압수수색을 들어갔다. 천화동인 4호는 화천대유 자회사다.
정 변호사는 2015년 3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자를 선정하기 불과 4개월 전인 2014년 11월 공사에 입사했다. 유동규 당시 기획본부장이 공사 직제를 개편하면서 새롭게 조직한 부서에 정 변호사가 발탁됐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정 변호사의 채용 과정에서 인사위원장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설계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후 정 변호사는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대장동 개발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심사에서 내부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평가는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로 치러졌는데, 정 변호사는 두차례 평가에 모두 들어갔다. 이번 의혹을 둘러싸고 남욱 변호사와 정민용 변호사 그리고 유동규 전 본부장의 삼각커넥션이 거론되는 이유다.
실제 정 변호사도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원이라는 회사명은 형(유 전 본부장)을 지칭한 게 맞다. 최근까지도 판교 사무실에서 만나 사업 관련 회의를 했다. 지분은 100% 내가 가지고 있고, 형은 동업 관계라 등기에는 올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유원홀딩스 압수수색은 대장동 개발에서 거둔 자금들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그 흐름을 들여다보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미 전담수사팀은 대장동 개발 의혹의 또다른 '키맨'으로 지목된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유 전 본부장과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와 관련한 녹취록도 제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녹취록에는 화천대유가 배당받은 대장동 개발 이익금 4천여억원의 배분 등을 놓고 유 전 본부장과 김씨를 언급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개발업계 관계자는 "유원홀딩스 같은 성격의 업체를 두고 이쪽 바닥에서는 돈을 한곳에 모으는 저수지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유원홀딩스 이외에도 경기 성남시 화천대유 사무실과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유 전 본부장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유 전 본부장 등 관련자들에게는 출국금지 조치도 취했다. 검찰이 10여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꾸린데 이어 압수수색까지 착수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