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네거티브로 혼탁하던 경선이 최근에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점철됐기 때문이다.
이번 경선의 최대 관심사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과반 독주냐, 아니면 다른 후보가 이를 저지하고 결선투표를 이끌어내느냐 여부였다.
때문에 초반부터 이 지사에게는 욕설이나 여배우 스캔들,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게는 노무현 탄핵 등 과거사 공격이 이어졌다.
네거티브에 따른 원팀 훼손을 우려한 민주당 지도부가 캠페인 등을 통해 과열 양상을 진정시키자 외부 변수가 경선판을 흔들었다.
尹 고발 사주 의혹…추미애 전 장관 지지율 ↑
이달 초 불거진 검찰 고발 사주 의혹은 야권발 논란이었지만 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지난해 총선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전 총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윤 전 총장과 정적(政敵) 관계에 있던 추 전 장관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이러한 현상은 오래 가지 않았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이른바 화천대유 사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또다른 변수의 등장…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초반에는 야권의 의혹 제기로 사건 당시 성남시장으로 재직했던 이 지사에게 불리하게 상황이 전개되는 듯 했다.하지만 최근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곽상도 의원을 비롯해 다수의 야권 인사가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무게가 '야권발 게이트', '재발방지'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선 후보들의 발언 또한 화천대유로 도배되고 있다.
이 지사는 이 사건이 토건 세력과 보수 기득권 세력의 결탁이라며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의짐", "도둑의힘", "후안무치한 도적 떼의 수괴" 등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관련법 제·개정을 통해 재발을 막겠다고 강조하는 한편, 아직 실체가 다 드러나지 않았다며 이 지사에 대한 불안감을 계속해서 언급하고 있다.
대형 이슈들로 사라져버린 후보 간 자질 검증
이러다보니 후보들 간 정책 공방이나 미래비전 경쟁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이번 대선의 최대 경제 화두 중 하나인 부동산과 관련해 주요 주자들이 일제히 공급 확대, 토지공개념 등 유사한 정책을 쏟아내면서 정책적 차별화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점은 이러한 무관심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나마 수도권 공급 중심에서 탈피하자며 지방분권을 강조한 김두관 의원은 득표율 꼴찌를 극복하지 못한 채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고, 주요 주자들에게 '선심성 퍼주기를 그만두라'고 비판하고 있는 박용진 의원도 현재 득표율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정치권 전체를 흔드는 대형 이슈 탓에 당내 경선임에도 후보 간 치열한 검증보다는 여야가 서로 '내 편', '네 편'을 가르는 진영 간의 대결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며 "우리 당 후보로서의 능력과 도덕성, 공약과 미래비전을 제대로 따져야 할 경선이 정치권 현안에 묻히다보니 당원과 국민들 모두 후보를 제대로 비교해 볼 기회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