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 2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이날 행사에서는 새내기들에 대해 프로 선배들도 영상을 통해 진정 어린 조언을 전했다.
눈에 띄는 선수는 OK금융그룹 라이트 조재성(26). 이날 조재성은 후배들에게 "그때는 한창 OK의 훈련이 힘들다는 소문이 나 있어서 '아 큰일 났다'는 생각에 기분은 좋았지만 지명 당시 표정이 좋지 않았다"고 자신의 드래프트 때를 떠올렸다. 조재성은 2016-2017시즌 2라운드에 지명됐다.
이에 행사 뒤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45)은 그 영상을 보고 "욕이 나올 뻔했다"고 짐짓 펄쩍 뛰었다. 전혀 훈련이 힘들지 않다는 것. 석 감독은 "와서 우리 훈련을 보면 좋겠다"면서 "그렇게 세게 하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석 감독은 조재성에 대해 "체력이 좀 약하다"면서 "조금만 훈련해도 되게 힘들어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뺀질뺀질했는데 그만큼 올라온 게 다행"이라며 "앞으로 조재성을 눈여겨보겠다"고 맞불(?)을 놨다.
현역 시절 석 감독은 삼성화재 왕조 시절의 주역이었다. 프로배구 원년(2005년) 챔피언을 비롯해 2007-08시즌부터 7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함께 했다.
특히 훈련이 힘들기로 소문이 난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의 애제자가 석 감독이다.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장을 맡았던 신 전 감독은 지금까지도 석 감독과 자주 연락하는 사이다.
신 전 촌장의 뒤를 이은 만큼 석 감독도 원칙에 충실하다. 석 감독은 "(신치용 전 촌장이) 가끔 조언해주시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훈련은 훈련답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예인도 아니고, 선수가 선수다워야 한다"면서 "나도 훈련시키는 사람답게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조재성이 입단할 당시 사령탑은 김세진 전 감독이었다. 김 전 감독 역시 신치용 전 감독 밑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월드 스타. 훈련의 전통은 석 감독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날 OK금융그룹은 전체 5순위로 한양대 2학년 레프트 박승수(19)를 지명했다. 또 3순위 경북체고 세터 강정민(18)에 이어 수련 선수까지 이날 가장 많은 5명을 지명했다.
석 감독은 "회장님이 적극 지원해줘서 육성군도 운영할 수 있게 됐다"면서 "오늘 좋은 선수 뽑은 것 같아 만족한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박승수는 송희채 느낌으로 리시브에 강점이 있어 2, 3라운드에는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강정민도 육성군 운영 시스템이 돼 있어 장기적으로 키울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