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1호 사원'이자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은 곽상도 의원 아들 곽모씨가 "7년 간 과도한 업무로 건강이 나빠져 회사 차원에서 성과급과 위로금을 책정한 것"이라고 해명하자, 국회 보좌진이 비판하고 나선 일성이다.
27일 '여의도 옆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 의원님 아드님께'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페이지는 국회 직원·보좌진 인증을 받아야 글을 쓸 수 있는 익명 공간이다.
자신을 7년차 국회 보좌진이라고 소개한 A씨는 "당신께서 2015년 무렵 화천대유에 입사해 처음 커리어를 시작하신 것처럼, 저 역시 2015년 무렵 우연한 기회로 국회에 들어와 처음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A씨는 "당신께서 지난 7년간 과중한 업무로 건강이 악화돼 잦은 기침과 어지럼증 등이 생기셨던 것처럼 저 역시도 지난 7년간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또 7번의 국정감사를 치러내며 온갖 염증과 대상포진 등 살면서 단 한 번도 앓아보지 못했던 병들을 앓게 됐다"며 "국회에 들어와 제가 제 몸을 고치기 위해 쓴 돈이 거의 돈 1천만원이 넘더라"고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당신께서 치열하게 7년을 사셨던 것처럼, 국회에서 일하는 보좌진들도 치열하게 살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당신은 7년을 치열하게 살았다는 이유로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았고, 당신의 아버지를 모신 보좌진들은 7년을 함께 했어도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저는 당신의 아버지께서 얼마나 많은 보좌진들을 해고해왔는지 명단 일부를 가지고 있다"며 "당신의 아버지께서는 짧은 시간 동안 보좌진들을 꽤 많이 바꾸셨더라"고 주장했다.
A씨는 "그런데 당신의 아버지께서는 자신을 위해 건강과 가정, 개인적인 시간 등을 상당 부분 포기하며 헌신한 보좌진들에게 '그동안 고생 많았다'며 500만원이라도 챙겨주셨을까"라고 일침을 놓았다.
논란이 일자 곽씨는 아버지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 열심히 하고, 인정받고, 몸 상해서 돈 많이 번 것은 사실"이라며 "그 속에서 열심히 일한 한 개인의 문제"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화천대유 측도 입장문을 통해 "부동산 개발회사의 경우 개발 사업이 성공했을 때는 고액의 성과급 지급에 따른 임금보상 체계를 운영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곽씨가 격무에 시달리면서 얻게 된 질병도 하나의 퇴직 사유가 됐다. 퇴직금 중에는 질병에 대한 위로금의 성격도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6일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곽상도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회의가 열리기 전에 곽 의원이 먼저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해 징계 절차가 중단됐다.
당내 초선 의원들은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지만, 당 지도부 내에선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미묘한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주자들을 포함한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