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비판' 미얀마 유엔 대사, 총회 연설 취소

유엔 대사직 유임 조건…미국·중국 등 안보리 국가 중재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비판한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가 총회 연설을 취소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을 인용해 총회 연설자 명단에서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의 이름이 빠졌다고 보도했다.

당초 초 모 툰 대사는 유엔 총회 마지막 날인 이날 연설자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미얀마 대사의 연설이 취소된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물밑 중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로 전복된 민주 정부 시절 임명된 초 모 툰 대사는 군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국제사회 제재를 촉구해왔다.

이에 대해 군부는 그를 대사직에서 해임하고, 유엔에 서한을 보내 군 출신 인사를 신임 대사로 임명했다면서 교체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미국 등 국제사회는 초 모 툰 대사가 유엔 무대에서 공개적으로 군사정권을 비판하는 것을 자제하는 대신, 유엔 주재 대사 자리를 유지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앞서 초 모 툰 대사는 최근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총회에서 연설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 연합뉴스
그는 쿠데타 직후인 지난 2월 유엔 총회에서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와 함께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가장 강력한 제재를 촉구해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 미국 사법당국은 초 모 툰 대사를 노린 암살 계획을 적발하기도 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미얀마인 2명이 체포됐고, 미얀마 군부와 거래하는 태국의 무기 거래상이 암살 계획에 관련된 것으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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