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7일 공개한 'BOK 이슈노트;코로나19와 실업률 하향편의' 보고서에서 팬데믹의 영향으로 구직을 단념한 사람들 까지 실업자로 편입할 경우 실제 실업률은 공식실업률보다 높게 나온다며 이렇게 밝혔다.
ILO 국제노동기구에서도 사용하는 실업자의 개념은 일정 기간동안 일을 하지 않았고 또 일을 위해 대기중이며, 이 기간동안 일자리를 찾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한 사람들을 말한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활동한다는 이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사람들 즉 단순한 구직단념자는 일자리가 없는 실업자이지만 통계에는 실업자로 포함되지 않는다.
구직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찾는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구직단념자로 분류되는 것은 정확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들을 단순히 구직단념자로 보기 어렵게 한다.
방역을 위한 영업제한 조치 때문에 식당이나 술집 등의 일자리가 아예 없어진 경우와 보육시설 패쇄 등으로 육아부담이 늘어나 구직활동에 나설 수 없었던 주부, 채용시험이나 면접시험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경우 등으로 구직활동을 할 수 없는 경우 마땅히 실업자로 분류돼야 하지만 통계에서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공식실업률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한국은행은 따라서 실업자의 조건중 3번째 '구직활동을 했을것'을 '구직희망'으로 바꾸면 코로나19로 인한 구직단념자를 확장실업자로 분류할 수 있고 이렇게 산정한 실업률을 '확장실업률'로 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확장실업률과 공식실업률 사이의 강한 상관관계를 통계적으로 계산한 실업률을 '조정실업률'이라고 하는데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2020년 3월부터 2021년 8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평균으로 계산했더니 코로나19 조정실업률은 공식실업률 보다 0.29%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은은 밝혔다.
방역조치로 불가피하게 구직활동에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을 고려할 경우 실제 실업률은 공식통계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통계청의 공식실업률 통계가 잘못 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조정실업률이 노동시장 상황을 잘 나타내기 때문에 보조적 지표로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조정실업률은 시기별로는 코로나19 확산기에 더 높아서 1차와 2차,4차 확산기에 방역조치의 강도가 높아지면 공식실업률과의 괴리가 커지고 지난해 말인 3차 시기에는 공공일자리가 없어지면서 고령층이 실업자로 분류돼 공식실업률이 높았기 때문에 조정실업률과의 격차가 줄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또 육아부담이 큰 여성과 임시직 비중이 높은 청년층에서 조정실업률과 공식실업률의 괴리가 더 컸다.
공식실업률과 조정실업률의 괴리가 여성의 경우 -.0.40%p 였고 청년은 -.0.74%p 였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그러나 공공일자리가 많았던 5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조정실업률이 공식실업률보다 0.17%p 낮았다.
한국은행은 따라서 팬데믹과 같은 이례적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좁은 의미의 노동시장 유휴수준을 평가하는 실업률 외에도 다양한 고용 보조지표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조정실업률과 공식 실업률의 괴리는 앞으로 코로나19 확산세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점차 줄어들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