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는 26일 오후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전북 지역 경선에서 총득표율 54.55%로 1위에 올랐다.
전날 광주·전남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한 이 지사는 이날 전북지역 순회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민주당 전통 기반인 호남지역에서 이 대표를 앞섰다.
전북 경선에서 이 전 대표의 득표율은 38.48%로 집계됐다. 이어 추미애 전 대표 5.21%, 박용진 의원 1.25%, 김두관 의원 0.51% 순이었다.
이재명 전북지역 압승으로 '호남대전' 승리
전날 광주·전남 지역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이 지사에게 승리를 거뒀지만 표 차이는 122표에 불과했다.
이 전 대표가 광주·전남에 이어 전북에서도 1위를 차지하면서 이 지사의 본선 직행을 막을 수 있을지, 아니면 이 지사가 호남 대전에서 최종 승리하면서 다음 주로 예정된 '2차 슈퍼위크' 표심도 다잡을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이 지사는 이날 대의원과 권리당원, 국민·일반당원 유선전화 투표에서 2만2276표(54.55%)를 득표했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1만 5715표(38.48%)에 그쳤다.
이날 전북지역 승리로 지난 9월 4일 시작된 대전·충남 등 앞선 4차례 지역 순회 경선과 '1차 슈퍼위크'까지 합친 이 지사의 누적 득표수는 34만 1858표(53.01%)로 집계됐다.
이 전 대표는 22만 2353표(34.48%)로 두 후보간 득표율 차이는 18.53%p 차이로 벌여졌다.
특히 이날 전북 순회 경선 직후 김두관 의원이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그동안 김 의원이 얻은 표는 사표(死票)가 돼 이 지사의 최종 누적 득표율은 조금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호남 집단지성 발현", 이낙연 "변함없는 희망 지니겠다"
이날 이 지사가 전북 지역 경선에서 다시 승기를 잡으면서 당장 한 주 후인 제주(10월1일), 부산·울산·경남(10월2일), 인천 지역 경선과 2차 슈퍼위크(10월3일) 표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의힘 등 야권이 해당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대선용 정쟁이자 여권 유력 후보 '흠집내기'라며 강력 반발해왔다.
이 지사는 이날 전북지역 경선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압도적 승리로 내부 균열을 최소화하고 본선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호남의 집단지성이 발현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지사는 "전남·광주·전북을 합한 호남 지역 전체에서 기대 이상으로 많이 승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의 화두가 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는 "가짜뉴스, 견강부회, 적반하장으로는 세상의 민심을 바꿀 수가 없다"며 "지금까지는 제가 이 문제로 의심을 받고 정치적인 손실을 보았으나 이것이 토건 비리 세력과 국민의힘 간의 커넥션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전북 경선 뒤 "투표에 참여해주신 전북 도민과 저를 지지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변함없이 희망을 지니고 더욱 노력해가겠다"고 밝혔다.
전북 투표 결과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저를 지지해주신 도민들께 감사드리고 저를 지지해주지 않은 분들의 뜻도 새기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이 이 지사를 공개 지지한 것과 관련해서는 "그건 본인의 자유"라며 "그 분의 국가균형발전 의지와 정책에 대해서는 저도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김두관 전격 후보 사퇴…이재명 지지 선언
민주당 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이날 전북 지역 순회 경선 개표 직후 후보직을 사퇴하고, 이재명 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저는 오늘부로 경선 후보를 사퇴한다"며 "대통령직을 가장 잘 수행할 적임자는 이재명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입장 표명 직후 자신의 SNS에 사퇴 이유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저의 완주보다 백 배 천 배 더 중요한 것이 정권 재창출이다. 우리 당의 단결과 승리를 위해 이재명 후보가 과반 이상의 득표로 결선 없이 후보를 확정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중도 사퇴하면서 현재 경선까지 얻은 김 의원의 지지표는 무효가 된다. 이에 따라 나머지 민주당 후보들의 득표율은 자연 증가하게 되는데, 이 지사의 누적 득표율도 과반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은 이 지사에 대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할 유능한 지도자"라며 "현실적으로 야권의 도전을 이겨낼 유일한 후보다. 저의 평생 꿈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염원인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가장 잘 실천할 후보이기도 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