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측은 '퇴직금' 명목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곽씨의 경력과 급여에 비해 터무니없이 많은 액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곽 의원은 "성과급으로 알고 있다"며 "아들과 회사의 일이라 저는 잘 모르고, 관여할 수도 없는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현역 국회의원이 그것도 국민의힘 정치인이 화천대유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받은 인물과 직접 연루된 것은 처음이다.
화천대유 관계자들이 거액의 돈을 벌어들인 배경에 개발 당시 성남시장(2014~2018년)이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특혜'가 있었고, 결국 실소유주는 이 지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실상 돈이 흘러간 곳 중 야당 측 인사의 가족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화천대유의 '특혜' 논란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화천대유는 올해 3월 퇴사한 곽씨에게 50억 원을 지급했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대학원에서 도시·부동산 개발을 전공한 곽씨는 지난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퇴사하기 전까지 대리 직급으로 보상팀에서 일한 바 있다. 화천대유는 곽씨의 첫 직장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 측은 지급된 50억원이 모두 '퇴직금'이었다는 입장이다.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는 "직원이 퇴사를 했으니까 당연히 퇴직금을 지급한 것"이라며 "내부절차를 거쳐서 합법적으로 지급했다"고 말했다. '경력과 급여에 비해 퇴직금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합법적으로 절차를 거쳐서 지급했다는 것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곽 의원 측이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곽씨의 급여는 연말 보너스와 고정 급여 외 수입을 제외하고 약 230~380만 원 수준이다. 2015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매달 약 233만 원을, 2018년 3월부터 2018년 9월까지는 매달 약 333만 원을, 이후 퇴사 직전까지는 약 383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퇴직금은 약 2200~2500만 원 규모가 되어야 한다.
이어 '50억원은 아들이 일한 경력과 급여에 비해 액수가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질문에 "회사에서 결정을 한 거고, 회사와 아들 사이에서 있었던 일이라 제가 뭐라고 답변을 드릴 수가 없다"며 "제가 관여가 돼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아들한테 너무 큰 돈인 건 아닌지 묻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그 얘기는 안 해봤다. 이미 다 끝난 상태에서 들은 얘기에 제가 뭐라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곽 의원의 아들이 받은 50억원이 온전히 퇴직금이나 성과급 명목이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된다.
곽 의원 측이 사업 초기 화천대유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대주주 김만배씨를 통해 화천대유에 투자를 했고, 이에 대한 배당금을 아들을 통해 지급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화천대유가 받고 있는 '특혜' 의혹과 관련, 곽 의원의 공직자 이력과 연관된 직무 관련성도 새롭게 검증돼야 할 지점이다.
곽 의원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 사업의 흐름을 민영개발에서 공영개발로 바꾼 시점인 2014년보다 앞선 시점인 2013년 3월부터 8월까지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비석관을 역임했다.
이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거쳐 2016년 4월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현재까지 내리 재선 의원을 지내고 있다.
실제 곽씨의 화천대유 입사 경위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이 대표는 곽씨를 채용한 이유에 대해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대장동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사람들이 인력이 제대로 세팅이 안 됐다. (사업) 초기에 사람들이, 직원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그러기 때문에 (곽 의원 아들을) 뽑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채용공고를 내긴 했지만 그 즈음에 (곽 의원이) '이렇게 일도 잘 할 수 있는 아들이 있는데 면접 한 번 보면 어떻겠나'라는 얘기가 있었다. 그래서 면접을 보게 된 것"이라며 "곽 의원은 김만배 대주주하고 저하고 이 사업을 하기 전부터 법조 선배였기 때문에 잘 알았다"고 말했다. 곽 의원과 이 대표, 김 대주주 등은 성균관대 동문이다.
반면 곽 의원은 "화천대유에 투자한 적 없다"며 지분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아들 채용 경위에 대해서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기자가 검찰 출입할 때 오래전부터 알았다"며 "부동산 시행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들었다. (사람을 뽑는다는) 얘기를 듣고 아들한테 한번 알아보라고 얘기를 해서 채용이 된 것이다. 제가 누구한테 추천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추천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 회사 일에 대해서 언급한 사실도 없고 관련있는 상임위에 있어 본 적도 없다. 관련된 아무런 일도 한 적이 없다"며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 당에서 (주장)하는 특검에 대해 다 동의를 한다. 무슨 사안이든 특검을 통해 빨리 규명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