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처음으로 1위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향후 역전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게 됐지만, 기대했던 압승을 거두지는 못 해 수싸움이 복잡해지게 됐다.
1위는 했는데 격차가…2차 슈퍼위크에 미칠 영향에 주목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3만 3726표, 46.95%에 그치면서 이번 경선 들어 처음으로 선두자리를 다른 후보에게 내주는 한편, 전 지역 과반 득표 행진도 멈춰 섰다.
이 전 대표에게는 고향인 광주·전남에서 선두를 차지하면서 체면을 세움은 물론, 어느 정도 추격의 발판도 마련하게 된 결과지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최근 전국적 이슈가 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논란에 더해 고향인 호남에서 이 전 대표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지지해줬다면 확실한 상승기류에 올라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기긴 했지만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결과"라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다만 이낙연 캠프에서는 화천대유 논란이 확실히 민주당 경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한 만큼, 이런 추세가 다음 주말로 예정된 2차 슈퍼위크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실체적 진실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전 대표에게는 이러한 도덕적 리스크가 없다는 점을 부각시켜 신뢰할 수 있는 후보임을 강조한다면 일반 당원·국민 투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는 경선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더 큰 희망의 불씨를 발견했다"며 "후보들의 진면목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아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위 했지만 사실상 승리…"대세에 지장없다"
47.12%를 얻은 이 전 대표와 46.95%를 얻은 이 지사의 득표율 격차는 0.17%p에 불과했다.
반면 누적 득표율은 이 지사 52.90%, 이 전 대표 34.21%로 격차가 18.69%p에 달한다.
이재명 캠프에서는 이 전 대표의 고향이자, 민주당의 중심지역인 호남에서 이 전 대표와 거의 같은 득표율이 나왔다는 것은 사실상 승리라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대장동 논란이 추석 연휴와 맞물리며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았던 터였는데, 대세론을 흔들지는 못하는 수준이었음을 확인한 것도 적지 않은 수확으로 보고 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장동 사건의 영향력이 확실히 있기는 했다"면서도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보수 야권 세력에 더 큰 문제가 있음을 확인한 것이 더 큰 지지율 하락을 막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지사가 직접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물론, 경쟁자인 이 전 대표 또한 이 지사를 문제 삼으면서도 동시에 초점을 야권 투기 세력에 대한 문제제기나 적극적인 입법 등으로 옮긴 만큼 추가적인 누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광주·전남에서는 이 전 대표에게 졌지만, 공을 들인 전북에서는 다시 1위를 탈환해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 지사는 경선 후 취재진에게 "광주·전남이 이 전 대표의 정치적 본거지이기 때문에 상당히 불리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지지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전북까지 개표를 하게 되면 또 다른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변 없던 하위 주자들…추미애 "부·울·경, 수도권에서 돌파력"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한 검찰 고발 사주 의혹으로 인해 1차 슈퍼위크에서 무려 11%대의 득표율을 기록했던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광주·전남 경선에서는 3113표, 4.33%의 저조한 성적에 머물며 누적 10.96%를 기록했다.검찰개혁 등 특정 이슈보다는 본선경쟁력 등 다양한 분야를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호남 표심의 특징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추 전 장관은 "기대에 못 미친 아쉬운 점이 있다. 앞선 1위 후보에 대한 치열한 네거티브가 표의 집중을 가져온 것 같다"면서도 "여전히 두 자릿 수를 유지하고 있는데 의의를 두고 있고, 개혁을 바라보는 분들의 열망을 볼 때 부산·울산·경남과 수도권으로 올라가면서 더 강한 돌파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적 최하위인 김두관 의원이지만 호남에서는 677표, 0.94%를 얻어 471표, 0.66%에 그친 누적 4위 박용진 후보에 앞섰다.
김 의원은 "오랫동안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어려운 영남에서 고생을 했다는 차원에서 광주·전남이 꼴찌에게 성원을 보내주셨다"며 오히려 "대의원과 당원들께서 많은 염려와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제 역량 부족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기대하던 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개혁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 나가겠다"며 "전북의 당원 동지들께서 박용진이 이야기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다음 세대를 위한 정치적 역할에 대해 귀 기울여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누적 득표율에서 박 의원은 1.23%로 4위를, 김 의원은 0.70%로 5위를 각각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