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3번째 종전선언 촉구에 응답한 北 "흥미롭고 좋은 발상"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1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2018년, 2020년에 이어 3년째 유엔 무대에서 종전선언을 촉구한 것이다.문 대통령은 23일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기내에서 기자들을 만나 "종전선언은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으로 들어가자는 일종의 정치적 선언"이라며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 동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야당에서 '종전선언 구걸', '지독한 짝사랑'이라며 혹평을 쏟아낸 것에 대해서도 "종전선언에 대한 이해가 참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일축했다.
문 대통령의 줄기찬 '종전선언' 주장에 북한이 다음날 화답했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에서 "종전선언은 나쁘지 않다"며 "정전 상태를 물리적으로 끝장내고 상대방에 대한 적대시를 철회한다는 의미에서의 종전선언은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평했다.
이어 "남조선이 우리를 자극하고 이중잣대를 가지고 억지를 부리며 사사건건 걸고 들면서 트집을 잡던 과거를 멀리하고 앞으로의 언동에서 매사 숙고하며 적대적이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북남 사이에 다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관계 회복과 발전 전망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중잣대 해소'와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라는 조건들을 달고 있긴 하지만, 종전선언 그 자체에 대해 높이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선언을 고리로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것도 내비쳤다.
종전선언 고리로 남북 대화 물꼬트나, 靑 "의미있게 받아들여"
이에따라 종전선언이라는 화두로 남북의 대화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수년째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종전선언 논의가 먼저 시작되고, 이것으로 비핵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박 수석은 문 대통령 임기 내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해서도 "계기만 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며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북한의 요구에 미국이 응답하고, 이를 북한이 받아들여 대화가 이뤄진다면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종전선언이 활발히 논의될 조짐을 보이면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내년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진전을 이룰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문 대통령도 기내 간담회에서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계속 대화 공백이 길어지면 평화나 안정이 흔들리수도 있기 때문에 빨리 다시 북한과 대화할 때"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내비쳤다.
종전선언을 고리로 멈춰있던 한반도 시계가 다시 움직일 수 있을지, 문 대통령의 임기 내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