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남측이 "앞으로의 언동에서 매사 숙고하며 적대적이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북남사이에 다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관계회복과 발전전망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남아있는 한 종전선언은 허상"이라는 제목의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의 담화 발표 이후 7시간 만에 나왔다.
김여정 담화, 조건부로 남북관계 회복 논의 가능 '유화적 태도' 표명
리태성 부상의 담화가 주로 미국을 겨냥해 종전선언이 '시기상조'임을 지적했다면,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의했음을 분명히 적시하고 있고, 또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향후 남북관계 회복과 발전전망에 대해서도 논의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보다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된다.김 부부장은 "조선반도 평화보장체계수립의 단초로 되는 종전선언의 필요성과 의의를 공감한데로부터 우리는 지난 시기 여러 계기들에 종전선언에 대하여 논의한 바 있다"며, "종전선언은 나쁘지 않다"고 말햇다.
"종전선언은 나쁘지 않다, 단 적대시 정책 폐기 등 선결 조건 해결해야"
그러나 "지금 때가 적절한지 그리고 모든 조건이 이런 논의를 해보는데 만족되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면서, "지금과 같이 우리 국가에 대한 이중적인 기준과 편견, 적대시적인 정책과 적대적인 언동이 지속되고 있는 속에서 반세기 넘게 적대적이었던 나라들이 전쟁의 불씨로 될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그대로 두고 종전을 선언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김 부부장은 덧붙였다.김 부부장은 그러면서 "현존하는 불공평과 그로 인한 심각한 대립관계, 적대관계를 그대로 둔 채 서로 애써 웃음이나 지으며 종전선언문이나 낭독하고 사진이나 찍는 그런 것이 누구에게는 긴절할지 몰라도 진정한 의미가 없고 설사 종전을 선언한다 해도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결조건이 마련되어야 서로 마주앉아 종전도 선언할 수 있어"
김 부부장은 "이러한 선결조건이 마련되어야 서로 마주앉아 의의 있는 종전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며 북남관계, 조선반도의 전도문제에 대해서도 의논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남조선이 늘 자기들이 말하듯 진정으로 조선반도에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가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하자면 이러한 조건을 마련하는 것부터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김 부부장은 끝으로 "우리는 남조선이 때 없이 우리를 자극하고 이중자대를 가지고 억지를 부리며 사사건건 걸고들면서 트집을 잡던 과거를 멀리하고 앞으로의 언동에서 매사 숙고하며 적대적이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북남사이에 다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관계회복과 발전전망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이 언급한 '이중잣대'는 남측이 한미연합훈련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국방비 증대 등을 진행하면서 자신들의 순항·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도발로 규정하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리태성 외무성 부상의 담화에 이어 김여정 부부장이 7시간 만에 다시 담화를 냈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제의한 종전선언에 대해 북한 나름의 관심과 기대를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김 부부장의 담화는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향후 남북관계 회복과 발전전망에 대해서도 논의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보다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된다.
전문가 "북한 연속 담화, 종전선언 입장을 알리며 대미 대남 돌파 시도"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리태성 외무성 부상에 이어 김여정 부부장까지 나선 것은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 알리는 측면도 있지만 종전선언 제안을 계기로 대북 적대시정책을 조금이라도 완화하면서 교착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돌파해 보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임을출 교수는 "김 부부장이 종전선언을 할 수 있는 선결조건을 보다 적극적으로 마련해달라고 우리 정부에 명시적으로 요구를 한 것은 이전보다 진전된 태도"라면서, "특히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상호존중과 불공평한 이중기준의 철회를 강조하고 있는 대목은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북한이 대화에 호응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리태성은 미국 김여정은 대남에 방점, 선결조건 강조는 공통"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리태성 부상은 미국에 김여정 부부장은 대남에 방점을 두고 있으나, 두 담화 모두 대북 제재완화와 한미군사훈련중단, 군비경쟁 지양 등 종전선언의 여건조성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는 역으로 환경과 여건이 조성되면 북한은 언제든지 종전선언을 할 준비가 되어있고 남측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발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여정 부부장의 유화적인 태도에 비춰볼 때 북한이 적절한 시기에 남북통신선을 다시 복원하고 중국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북한은 과거에도 한미연합훈련 기간에는 매우 강경한 대남 태도를 보이다가도 훈련이 끝나면 유화적인 태도로 전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