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측은 이날 이자 지급 문제에 대해 명쾌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전날 공고를 통해 위안화 채권의 이자(425억원) 지급 문제를 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역외 채권(993억원)의 지급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헝다 측은 역외 채권에 대한 이자는 온전히 갚지 못한 채 채권을 보유한 기관과 협상을 통해 위기를 벗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채권 계약서상 예정일로부터 30일 이내까지는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도 공식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낸 것으로 간주하지는 않는다는 조항을 이용한 것이다.
미봉책이자 꼼수이긴 하지만 시장의 불안심리를 안정시키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이날 홍콩 항셍증시는 전거래일 보다 1.19% 올랐고 헝다 주식도 17.62% 오른 2.67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본토의 상하이 증시와 선전 증시도 미세한 상승세로 마감했다.
하지만 헝다의 미래는 암울하다. 이날 1400 억원의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자는 물론 원금 지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오는 29일에 4750만 달러(522억원)의 달러표시 채권 이자를 갚아야 하고 10월 이후 올해 남은 3개월 동안 헝다가 갚아야 할 달러 표시 채권과 지방채 이자만해도 5억 달러(약 5천5백억 원)가 넘는다.
쉬자인 회장은 전날 4천명의 간부가 참석한 가운데 온오프라인 연계회의에서 사업 정상화 의지를 피력하면서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건물을 완공해 인도하는 것은 회사가 반드시 이행해야 할 고객에 대한 의무이자 회사가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미 시장은 신뢰를 접었고 '정중동'의 중국 정부에서는 헝다 파산 이후를 준비하는 기운이 감지된다.
최악의 상황에서 최대 우군이자 2대 주주가 등을 돌렸다. 홍콩의 차이니스 이스테이츠 홀딩스는 1조 4천억원 가까운 손실을 감수하고 헝다 주식을 연말까지 모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헝다그룹 전기차 부분은 직원과 공급업체에 대한 급여 지급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