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벌백계 의지는 어디로…키움 안우진, 논란 속 복귀전 호투

키움 안우진이 프로야구 경기에서 4회초 NC 양의지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진 뒤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원정 숙소를 무단 이탈해 술자리에 참석했던 키움 히어로즈의 투수 안우진은 방역 수칙 위반으로 KBO로부터 36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를 포함한 다수의 선수들이 방역 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 야구는 체면을 크게 구겼다.

안우진에게는 고교 시절 '학폭' 가해자로 징계를 받은 과거가 있어 야구 팬의 분노는 더욱 컸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참담한 심정이라며 징계 기간이 끝난 뒤에도 잔여 시즌에 안우진을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안우진과 함께 방역 수칙을 위반한 국가대표 출신 한현희에게도 같은 방침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팀 성적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자 홍원기 감독은 갑자기 말을 바꿨다.

키움이 6연패 수렁에 빠진 가운데 안우진은 싸늘한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마운드에 복귀했다.

실력만큼은 여전했다.

안우진은 2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개인 최다인 탈삼진 10개를 솎아내며 4피안타 1볼넷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안우진은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에 예리한 변화구를 섞어 NC 타자들을 압도했다.

공교롭게도 안우진의 복귀전 상대인 NC는 국가대표 출신 박민우를 포함해 주축 타자 4명이 7월 방역 수칙 위반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팀이었다.

안우진은 4대1 팀 승리를 이끌며 시즌 4승(7패)을 수확했고 키움은 마침내 6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면 안우진은 KBO가 내린 징계 절차를 끝내고 자연스럽게 마운드에 복귀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마치 일벌백계를 다짐한듯한 사령탑의 발언은 결국 거짓이 됐다. KBO 리그는 비판을 넘어 비웃음의 대상이 될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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