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화두 고심하던 文대통령 '종전선언' 다시 강조, UN서 3번째
마지막까지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고민하던 문 대통령은 21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다시 언급했다.2018년과 2020년 유엔총회에 이어 올해 세번째로 종전선언 카드를 꺼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이야 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기를 제안한다"면서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지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남북한과 주변국들이 함께 협력할 때 한반도에 평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고 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훗날 협력으로 평화를 이룬 '한반도 모델'이라 불리게 될 것"이라고 주변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북한을 향해서는 전향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도 '지구 공동체 시대'에 맞는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며 남북 이산가족 상봉 추진과 동북아시아 방역 보건 협력체 같은 지역 플랫폼 활성화를 통한 교류를 제안했다.
지난 5년간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노력을 쭉 뒤돌아 본 문 대통령은 "평화의 시작은 언제나 대화와 협력이다.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지구공동체' 화두로 제시한 文대통령, 격차 해소에 한국 선제적 역할 약속
한반도 문제를 제외하고 문 대통령이 꺼낸 주된 화두는 '지구공동체 시대'를 맞은 연대와 협력이었다.문 대통령은 "코로나를 이기는 것은 경계를 허무는 일"이라며 "나는 이것을 '지구공동체 시대'의 탄생이라 생각한다. '지구공동체 시대'는 서로를 포용하며 협력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경제 발전에 앞선 나라, 힘에서 우위를 가진 나라가 세계를 이끌었지만, 이제 모든 나라가 최선의 목표와 방법으로 보조를 맞추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며 "유엔이 이끌어갈 '연대와 협력'의 국제질서에 한국은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구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로 코로나 위기 속 심해진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문 대통령은 "한국은 모든 사람, 모든 나라가 코로나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코로나 백신의 공평한 보급에 힘쓰고, 그린 디지털 보건 분야를 중심으로 국제원조(ODA)를 확대하며 기후위기 대응에 힘쓰겠다는 구체적인 구상도 밝혔다.
특히 기후 분야와 관련해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 예정,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 그린뉴딜을 통한 탄소중립 가속화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유엔의 적극적인 역할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은 지구공동체 시대를 맞아 새로운 규범과 목표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유엔이 이끌어갈 '연대와 협력'의 국제질서에 한국은 적극 동참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인류는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다시 희망을 키우고 있다"며 "인류가 하나 되어 오늘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분명,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