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목사 손가락 자른 뒤 반지 훔쳐가"…잔혹한 미얀마 군부

가옥들 불 끄다 참변…무차별 포격에 주민 8천여명 인도 국경 대피

미얀마군의 폭격으로 불타는 딴틀랑의 가옥들. 연합뉴스
쿠데타 미얀마 군부가 민주진영의 전쟁 선포에 맞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강화하면서 잔혹 행위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부 친주 소도시 딴틀랑에서 주민들로 구성된 시민방위군(PDF) 및 친주 반군인 친국민군(CNA) 연합 세력과 미얀마군간 충돌이 발생했다.

연합 세력의 공격에 미얀마군 3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얀마군은 대규모 포 공격으로 보복했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포 공격으로 발생한 불을 끄던 목사 쿵 비악 훔(31)은 이 과정에서 미얀마군의 총에 가슴을 맞고 숨졌다.

1시간 가량 뒤에 주민들이 그의 시신을 발견했을 때 왼쪽 손가락은 잘려져 있고, 거기에 끼워져있던 반지가 없어진 채였다.

그를 발견한 목사 랄 욱 박사는 미얀마 나우에 "그들이 그가 끼고 있던 반지를 가져가기 위해 손가락을 자른 것으로 보고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면서 "그 반지는 결혼반지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매체 이라와디는 군인들이 목사의 시계와 휴대전화도 훔쳐갔다고 전했다. 쿵 목사는 아내 및 두 어린 아들을 두고 있다.

미얀마군의 포격으로 딴틀랑 내 가옥 최소한 18채가 불타 파괴됐고, 정부 기관 건물 한 채도 포에 부서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약 8천명에 달하는 주민 중 대부분이 추가 공격을 피해 인도와의 국경 인근 난민촌이나 인도 국경을 넘어 미조람주로 피란을 간 상태라고 매체들은 전했다.

미얀마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가 군부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뒤 닷새 뒤인 지난 12일 사가잉 지역 먀웅구에서 군인들이 주민 300여 명이 사는 마을을 급습한 뒤 가옥들을 불태웠다.

이 과정에서 군인들이 불을 끄려는 주민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쐈다고 주민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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