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코인 어떻게 되나" 혼란 속 다가오는 24일…투자자들 어떻게?

24일까지 신고 마치지 못한 거래소는 폐업하거나 원화 거래 중단해야
ISMS 인증 받았지만 은행 계좌 확보못한 중소형 거래소, 일단 원화 거래 중단
업계 "중소형 업체들, 버티기 들어갔지만…" 독과점 우려 목소리도
투자자들, 4대 거래소로 옮기는 것이 제일 안전…보유한 코인 종류 살펴야

연합뉴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신고 기한이 이틀 뒤로 다가왔다. 24일까지 신고를 마치지 못한 거래소는 폐업하거나 원화를 거래할 수 없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4대 대형거래소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소형 거래소에 투자한 이용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원화 거래를 중단하거나 폐업 고지를 한 중소형 거래소 이용자들은 오픈 채팅방이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당혹스러움을 성토하기도 했다.  

특금법 시행 이틀 앞으로…내 코인 어떻게 되나?


신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가상화폐 거래소의 원화마켓 중단, 폐업 고지 기한인 지난 17일. 한 중소형 거래소 투자자들이 만든 오픈채팅방은 불안감에 들썩였다. 투자자들은 "왜 폐업이든, 원화마켓 중단이든 고지를 하지 않나", "앱 서비스도 불안정해서 돈 못찾는 것 아니냐"라며 답답해 했다.

이날 신고를 마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이른바 4대 거래소 외 다른 거래소들은 모두 원화거래를 중단하거나 폐업을 고지했다. 4대 거래소 중에서는 독보적 점유율을 이어온 업비트가 최초로 사업자 인가를 통과한 상태다. 고팍스, 지닥 등 일부 거래소들은 마지막까지 은행 실명계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자산 거래소 프로비트가 17일 원화 거래를 중단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해당 홈페이지 캡처

이는 지난 13일 정부가 ISMS(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거래소 현황을 내놓았을 때부터 예고된 수순이었다. 24일까지 특금법에 따라 신고를 마친 거래소만 영업할 수 있는데, 신고 요건은 ISMS 인증 획득과 은행 실명계좌 발급이다.

정부가 ISMS 인증 업체 리스트를 발표한 13일 당시에도 심사에 ISMS 인증을 신청조차 하지 못한 거래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4대 거래소를 제외한 상당수 거래소들의 폐업이 예상됐다.

ISMS 인증만 가진 거래소에서는 원화가 아닌 코인으로 다른 코인을 사고 팔 수 있다. 때문에 ISMS 인증을 완료한 중소형 거래소들은 일단 코인 간 거래소로 신고한 뒤 추후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해 변경 신고를 해 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문제는 은행들이 실명계좌 발급에 미온적이라는 점이다. 거래소에서 자금세탁 문제가 터질 경우, 실명계정 계약을 체결한 은행도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중소형 거래소들은 일단 '버티겠다'는 입장이지만,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할 때까지 운영할 자금력이 문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거래소 관계자는 "원래 거래 수수료를 원화로 받았는데 이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받아야 한다. 이 상황에서 다른 거래소에 가서 원화로 바꿀 수 있겠나. 솔직히 막막하다"고 말했다.

특금법에 따른 신고가 끝난 뒤 25일부터는 현금 거래가 가능한 4개 거래소 과점 체제로 가상자산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 어떻게 해야 하나?…종류에 따라 4대 거래소로 옮기는 것이 안전


일단 투자자들은 본인이 이용하는 거래소의 폐업 가능성이 높다면 현재로선 4대 거래소로 옮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이 곳만이 ISMS인증과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해 정상영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신이 거래하는 거래소가 실명계좌 없이 ISMS 인증만 취득했다면 당장 문을 닫진 않겠지만 24일 이후 원화 거래는 할 수 없게 된다. 정부는 거래소에 원화마켓을 포함해 영업을 종료하게 되면 최소 30일 동안 원화 출금을 지원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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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투자자의 경우 4대 거래소 모두 거래를 지원하기 때문에 현재 이용하는 거래소가 ISMS 인증을 받지 못했다면 원하는 곳을 골라 옮기는 것이 필수다.

알트코인 투자자는 본인이 보유한 코인이 옮기려는 거래소에서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거래소마다 상장된 코인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바이낸스 코인은 4대 거래소 중 빗썸과 코빗에서만 거래가 가능해 4대 거래소로 옮길 마음을 먹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국내 거래소를 중심으로 상장이 이뤄진 '김치코인'의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 및 한국핀테크학회장은 지난 9일  '가상자산 거래소 줄폐업 피해진단과 투자자 보호 대안' 포럼에서, 사업자 신고를 마치는 곳이 4대 거래소에 그칠 경우 42개에 달하는 김치코인이 사라져 3조원의 피해액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먹튀' 등 투자자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지만, 사고를 미리 예측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한계가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상 징후를 모니터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정확한 예측은 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 "정확한 정보를 이용자들에게 알리고, 불법 행위가 발생했을 경우 검찰·경찰과 정보를 공유하고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금법 시행 이후 코인 '제도권' 안으로…업권법에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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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업계와 야당은 그동안 특금법 신고기한 연장을 주장해왔다. 거래소와 이용자에게 시간을 더 주고, 요건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관련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에서, 정치권과 업계는 서둘러 '업권법'에 고개를 돌리고 나섰다. 기저에는 정부 정책이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지원과 규제를 균형적으로 보지 않고 규제 위주의 시각으로 일관해왔다는 비판이 깔려있다.

가상자산은 현재 자금세탁방지 목적을 위한 특금법에만 규정이 돼 있는데, 업권법은 특정 업종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를 규율하는 법률이다. 가상자산 산업의 정의와 불법 요소 등을 막는 규제, 투자자보호를 위한 손해배상 등 사업 범위와 관리·감독 방안과 함께 육성에 대한 정책도 포함한다.
 
지난 14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업권법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 위원장은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열린 서민·취약계층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상자산업권법이 국회에 올라가있는데 이에 대한 기초적인 것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업권법을 정리해 어떤 내용이 (제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제도화 논의를 공식화한 것으로도 볼 수 있어서 향후 업계의 관심사는 업권법으로 쏠릴 예정이다.

금융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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