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라는 제목을 듣고 밝고 상큼한 노래인가 생각했다는 태용은 도입부 피리 소리를 듣고 바로 '우린 이런 걸 해야지'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2016년 데뷔한 이후 '터치' 정도를 제외하면 임팩트가 세고 강렬한 퍼포먼스에 주력한 곡을 꾸준히 발표한 NCT 127은, 1년 6개월 만의 컴백곡으로 'NCT 127스러운', 다시 말해 '네오'(Neo)한 곡을 택했다.
17일 오전 11시, NCT 127의 세 번째 정규앨범 '스티커'(Sticker)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방송인 박선영의 사회로 열렸다. 태용·태일·쟈니·유타·도영·재현·정우·마크·해찬 아홉 멤버가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는 타이틀곡 '스티커'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 비디오가 최초 공개됐다.
지난해 3월 정규 2집 '엔시티 #127 네오 존'(NCT #127 Neo Zone)을 내고 타이틀곡 '영웅'(英雄; Kick It)으로 큰 사랑을 받은 NCT 127은 약 1년 반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공백이 길었던 만큼 멤버들은 '오랜만'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태용은 "2집 앨범 '영웅'을 굉장히 좋아해 주셨다. 이 앨범 준비하기 전에 걱정 아닌 걱정을 했다. '영웅'이 이렇게 잘됐는데 '영웅'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멋있는 퍼포먼스를 할 수 있을까 걱정과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 속에서 등장한 게 바로 '스티커'다. 발전된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 회사에서도 '영웅'보다도 더 좋은 안무, 뮤직비디오 영상, 노래 만들기 위해 노력 많이 했다. NCT 127만의 색깔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영은 "정말 오랜만에 컴백하는 거기 때문에 기다려주신 팬분들이 저희가 어떤 모습으로 나왔을 때 좋아해 주실까 생각을 많이 했다. 저희 NCT 127이 그동안 해왔던 음악, 퍼포먼스, 앨범 색깔을, 했던 걸 또 하면 재미가 없지 않나. 했던 것과 다른 것, 멋있는 게 뭐가 있을까 했고, 굉장히 멋있게 앨범이 나온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크는 "쟈니 형도 얘기했지만 이 팬데믹 속에서 처음 창조한 앨범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겠지만 팬데믹 전과 후로 나뉘지 않나. 팬분들을 못 만났던 마음도 예전과는 다른 레벨이다. 보고 싶어 하는 결심으로 만들다 보니까 의미가 달라지더라. 준비하는 곡도 달라지고, 시간과 노력의 투자, 퀄리티가 달라졌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해찬은 "굉장히 다양한 곡이 많다. 멤버들의 보컬, 랩 다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크는 "사실 이 곡을 저희가 처음 들었을 때도 그렇고 시그니처 피리 소리가 너무 인상적이고, 누구나 들어도 그 멜로디가 굉장히 맴돌 수 있는 곡이어서 많은 팬분들이 좋아해 줄 것 같다. 여태 해 보지 못했던 신선한 퍼포먼스도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업그레이드된, 새로워진 NCT 127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바라봤다.
랩 메이킹에 참여한 소감도 밝혔다. 마크는 "진짜 너무나 좋은 기회로 하게 된 거 같아서 굉장히 열심히 준비했다. 그만큼 태용이 형이랑 상의 많이 했고 팀을 생각하면서 (가사를) 썼다"라고 말했다.
'스티커'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다양한 히트곡을 배출했고, NCT 127과는 '영웅', '레귤러'(Regular) , '사이먼 세이즈'(Simon Says) 등의 작업을 함께한 유영진 프로듀서가 작사·작곡·편곡했다. 멤버들이 그를 '아버지'라고 부르자, 마크는 "아버지… 그렇다. 정말 그런 분이신데 작사, 작곡, 편곡까지 곡 전체 작업을 해 주신 저희 유영진 이사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재현은 퍼포먼스에 관해 "이번에도 역시 저희가 늘 해왔던 것처럼 좀 더 네오하고 강렬한 모습을 많이 담을 것 같다. '스티커'가 뭔가 그루비한 느낌도 있으면서 끈적끈적한 스티커처럼 착 달라붙는 느낌을 나타냈던 것 같다"라며 "단체로 봤을 때 멋있는 그림으로 시작한다. 굉장히 볼거리가 많은 안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뮤직비디오는 미래지향적인 분위기와 서부 영화를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어우러졌다. 재현은 "콘셉트가 서부 영화 한 장면 같지만 되게 미래적인, 역시 네오한 그런 콘셉트다. 카우보이가 나오지만 우린 또 미래적으로 바꿔서 굉장히 묘하다. 효과 같은 것도 많이 들어가고 밧줄로 그림을 만든다든지, CG와 화려한 조명도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도영은 "마지막 장면에 핑크색 모래바람이 뒤에서 저희를 덮치는 장면이 있는데 저희를 포함한 최소한의 스태프분들만 남아서 촬영한 기억이 있다. 원 테이크로 한 번에 끝내야 하는 신이어서 깜짝 놀랄 준비를 하면서 또 기대하며 찍었는데 멋있게 나와서 저희도 정말 만족한다. 주의 깊게 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당부했다.
태일은 '스티커' 뮤직비디오의 감상 포인트로 강아지 '말랭이'를 꼽았다. 그는 "정말 귀여운 강아지 '말랭이'가 저와 함께 등장한다. 이 친구가 또 하나의 귀여운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태용은 "뮤직비디오 촬영하다 한 번 불이 났다. 스태프분들이 '굉장히 잘될 거다'라고 예고해 주셨는데, 뮤비가 나오기도 전에 좋은 결과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조금 진부하겠지만 저는 공연장"이라고 한 쟈니에 답변에 도영은 "정말 진부하다"라고 해 다시 한번 폭소가 터졌다. 공연 계획이 있냐고 묻자 도영은 "공개할 수 있는 일정은 없지만 시국이 나아지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할 생각"이라고, 태용은 "진짜 바로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NCT 127 정규 3집 '스티커'에는 808 베이스와 미니멀한 드롭 사운드가 인상적인 힙합 댄스곡 '레모네이드'(Lemonade), 리드미컬한 베이스라인과 신스 사운드가 돋보이는 업템포 퓨처 하우스 댄스곡 '브렉퍼스트'(Breakfast), 그루비한 분위기의 미디엄 템포 알엔비곡 '같은 시선'(Focus), 멤버들의 호소력 짙은 보컬이 슬픈 감성을 끌어올리는 '내일의 나에게'(The Rainy Night), 웅장한 트랙 사운드와 FX 소스가 강렬한 에너지를 선사하는 팝 댄스곡 '파'(Far), 히치하이커가 작업한 하이브리드 트랩 힙합곡 '브링 더 노이즈'(Bring The Noize), 따뜻한 EP와 건반 소리가 인상적인 알엔비 팝 기반의 컨템포러리 발라드 '매직 카펫 라이드'(Magic Carpet Ride), 산뜻한 어쿠스틱 기타와 편안한 멜로디의 이지 리스닝 곡 '로드 트립'(Road Trip), 브라스와 리드미컬한 밴드 사운드가 경쾌한 '드리머'(Dreamer), 청량한 리드 신스 사운드와 강한 비트가 조화를 이루는 미디엄 팝 '다시 만나는 날'(Promise You)까지 총 11곡이 수록됐다.
멤버들은 이날 가장 좋아하는 곡이 무엇인지 질문하자, 다양한 대답을 내놨다. 가장 많이 언급된 곡은 쟈니, 마크, 재현이 고른 '다시 만나는 날'이었다. 쟈니는 "제가 이 곡을 정말 좋아한다. 뭔가 우리가 꼭 팬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정말 잘 담겨 있고, 이번 앨범의 정말 중요한 포인트가 들어가 있는 것 같다. 1년 6개월 동안 우리 마음은 어땠는지 표현한 곡이어서 정말 애정하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비슷한 질문을 받았을 때 늘 '다시 만나는 날'이라고 답했다는 태용은 이날 '같은 시선'을 골랐다. 태용은 "굉장히 와 닿았던 거 같다. 어디에 와 닿았냐면 '우리 멤버들이 진짜 잘하는구나' 했다. 멤버들의 보컬 음색이나 뭔가 감미로운 멜로디를 소화하는 능력이 너무나도 좋게 와닿았기 때문에 저는 '같은 시선'을 뽑겠다"라고 설명했다.
정우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모닝콜로 들으면 너무 좋겠다"라며 '드리머'를 들었다. 그는 "곡이 밝다. 아무래도 다른 곡들은 강렬하면서 센데, 이지 리스닝으로 뭔가 편하게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 주는 곡 같다"라고 말했다. 도영은 타이틀곡 '스티커'를 고른 후 "저희 NCT 127이 유영진 이사님과 이렇게 찐으로 작업하는 건 처음인데 유 이사님과 저희 색이 잘 어우러진 곡이 나온 것 같아서 좋다"라고 전했다.
NCT 127은 정규 3집 '스티커' 선주문량이 212만 장에 달해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태용은 "시즈니 여러분이 지금까지도 굉장히 응원과 사랑으로 저희에게 계속해서 힘을 실어주셨는데, 너무 좋은 결과 나왔기 때문에 좀 더 힘내서 열심히 할 생각이다. 앞으로 저희 NCT 127이 가는 길 지켜봐 주셨으면"이라고 바랐다.
2016년 데뷔한 후 5주년을 맞은 현재까지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이 있는지 묻자, 재현은 "앨범 땡스투를 쓰면서 주변분들, 팬분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많은 것들을 이루고 좋은 기회를 얻고 성장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했다"라고 답했다. 도영은 "저희가 데뷔하고 되게 많은 경험치가 쌓였다고 생각하는데 그 안에서도 변하지 않았던 건, 팬분들과의 관계다. 서로 응원하고 이롭게 이뤄지는 관계가 데뷔 때를 잊지 않게, 좋은 마음가짐을 갖게 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NCT 127의 정규 3집 '스티커'는 오늘(17일) 오후 1시에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됐다. 첫 무대는 이날 오후 1시 37분(한국 시간) 미국 CBS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제임스 코든 쇼)에 출연해 타이틀곡 '스티커' 무대를 최초 공개한다. 한국 시간으로는 오후 1시 37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