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사망 여아 언니, 항소심 징역 20년…法 "사회 격리 필요"

연합뉴스
경북 구미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언니 김모(22) 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16일 대구고등법원 제1-3형사부(재판장 정성욱)는 살인,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160시간, 취업제한명령 1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은 극심한 배고픔과 공포를 겪다가 수일 만에 죽음에 이르렀다"며 "피고인은 피해 아동을 방치하는 동안 일상을 영위하면서 약 6개월이 지나 숨진 피해 아동이 발견될 때까지 범행을 침묵하며 양육수당, 아동수당을 수령하는 등 너무나 무책임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비록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당시 경제적인 곤궁과 정신적인 불안 상태에 있었더라도 이 사건 범행의 중대성과 피해 정도, 범행으로 인한 사회적 해악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을 엄히 처벌하고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씨는 지난해 8월 경북 구미의 빌라에서 피해 아동을 홀로 방치해 고도의 탈수와 기아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는 피해 아동을 양육하던 중 현재 남편의 아이를 갖게 된 후 그에게 양육 부담을 지우기 싫고 둘만 지내고 싶다는 이유로 소량의 먹을 것을 남겨둔 채 나간 뒤 다음 날 찾아오는 방식으로 5개월 동안 피해 아동을 방임했다.

출산일이 가까워오자 피해 아동이 숨질 것을 인식하면서도 먹을 것을 주거나 찾아가지 않았고 다른 이들에게 양육을 부탁하지도 않았다.

또 그는 피해 아동이 숨진 이후 5개월가량 양육수당, 아동수당을 부정수령했다.

김 씨는 사건 발생 당시 숨진 아동의 친모로 알려졌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 친모가 아닌 언니로 밝혀졌다.

한편 지난 6월 1심 재판부는 김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16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홀로 방치된 어린 피해자가 장시간 겪었을 고통과 두려움을 짐작하기 어렵다"며 "극심한 고통을 주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학대하고 생명을 침해했기 때문에 범행 내용과 정황을 고려하면 엄벌에 처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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