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는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등 6개 극장 29개 스크린에서 70개국 223편의 공식 초청작,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3편을 상영할 예정이다. 100% 극장 상영이 이뤄지며, 상영 횟수도 지난해보다 늘어 1편당 2~3회 상영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개·폐막식과 레드카펫 등 부대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영화 상영에만 집중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오프라인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픈토크, 야외무대인사, 폐막식 등 주요 프로그램 이벤트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온 ·오프라인으로 동시 개최되며, 아시아콘텐츠어워즈와 아시아필름어워즈 온·오프라인 생중계된다.
15일 오후 4시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회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이용관 이사장, 허문영 집행위원장, 오석근 아시아콘텐츠 필름마켓 공동운영위원장,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가 참석해 이 같은 개최 계획을 밝혔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올해 상영작을 100% 극장에서 오프라인 상영한다. 영화제는 함께 모여 영화를 향유하고 공감하고 느낌을 나누는 자리라 생각하기에 100% 극장 상영 원칙을 올해도 고수했다"며 "지금으로서는 개막식도 정상대로 열린다. 정상적인 오프라인 개최를 위해 방역당국과 긴밀한 협의와 방역지침에 대한 논의를 거의 마친 상태다. 레드카펫과 공연 등도 정상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 폐막작 '매염방'…거장 감독 신작·영화제 수상작 대거 초청
올해 BIFF의 문을 열 작품은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다. 최민식과 박해일의 열연에 윤여정을 비롯한 조한철, 임성재, 이엘 등 조연 배우들의 재치 있는 연기가 빛나는 서정적인 로드무비다.
BIFF의 마지막을 장식할 폐막작은 홍콩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배우 매염방의 일대기를 다룬 '매염방'이다. 2012 BIFF 개막작 '콜드 워'의 공동 연출로 부산을 찾았던 렁록만 감독의 첫 단독 연출작으로, 1980~90년대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매염방에 대한 드라마이자 홍콩의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순간에 대한 애가(哀歌)다.
올해 갈라 프레젠테이션에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홀리 모터스'(2012) 이후 9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자 2021 칸영화제 개막작 '아네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 '드라이브 마이 카'와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우연과 상상'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봉준호 감독의 스페셜 토크가 예정돼 있다.
폴 버호벤의 '베네데타', 웨스 앤더슨의 '프렌치 디스패치', 제인 캠피온의 '파워 오브 도그', 아르노 데플레솅의 '디셉션', 가스파 노에의 '소용돌이', 마르코 벨로키오의 '마르크스 캔 웨이트' 등 거장들의 신작부터 2021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티탄'(감독 쥘리아 뒤쿠르노), 2021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배드 럭 뱅잉'(감독 라두 주데), 2021 로카르노국제영화제 황금표범상 '사랑과 복수'(감독 에드윈) 등 국제영화제 수상작이 대거 부산을 찾는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션 베이커 감독의 신작 '레드 로켓', 유연석과 올가 쿠릴렌코가 주연을 맡은 프랑스 영화 '고요한 아침', 2021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전종서 주연의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한국 정정훈 촬영감독이 촬영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신작 '라스트 나잇 인 소호', 한국계 미국감독 저스틴 전의 '푸른 호수' 등도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이밖에도 올해 신설된 '온 스크린' 섹션에서는 연상호 감독의 '지옥'과 김진민 감독의 '마이 네임'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드라마 시리즈 화제작을 만날 수 있으며, 독립영화 신진 작가들의 다양하고 뛰어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비전 섹션을 올해는 2편 늘린 12편으로 확대했다.
중심성과 탈중심성이 공존하는 영화제로 도약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올해 BIFF의 과제로 △사회문화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영화제 △중심성과 탈중심성이 공존하는 영화제 등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허 집행위원장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OTT 중심의 온 스크린 섹션과 다양한 특별전을 만들었다"며 "고정 섹션뿐 아니라 특별전을 활성화해서 영화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또한 "세계 영화를 만나는 기회를 더욱더 넓혀나가며 중심성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이에 만족하지 않고 탈중심적인 확산에도 애쓸 예정이다. 확대가 아니라 '확산'에 주목해달라"며 "영화제가 기여할 수 있는 숨은 공간을 찾아 그곳에 있는 주민들이 영화제를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게 올해 부국제의 특징이자 포부"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부산 남포동을 중심으로 출발했던 커뮤니티비프가 올해는 부산 전역으로 뻗어나간다. 커뮤니티비프는 '동네방네비프'를 신설, 14개 구·군 마을 공동체에서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허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방역 상황과 예산 문제 때문에 영화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팬데믹 시대에 들어선 이래 부국제 개막식은 아마 첫 번째 정규 규모의 국제 행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좋은 영화가 너무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많은 분이) 오셔서 오래 머물면서 영화를 즐기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