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몇 시간 전, 북한이 보란 듯 동해상에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해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이었지만, 문 대통령은 국방과학연구소 종합시험장으로 이동해 SLBM의 성공적 발사를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언급하며 "오늘 여러 종류의 미사일 전력 발사 시험의 성공을 통해 우리는 언제든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억지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발사체의 종류와 제원, 북한의 발사 의도에 대해서는 더 집중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오늘 우리의 미사일 전력 발사 시험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체적인 미사일 전력 증강 계획에 따라 예정된 날짜에 이뤄진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도 북한의 비대칭전력에 맞서 압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미사일전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해 나가는 등 강력한 방위력을 갖추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라다"고 당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형준 안창호함 함장과의 통화에서 "오늘 탄착 지점의 기상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SLBM이 정상궤적을 유지해서 목표물을 정확히 맞추었다는 것이 아주 대단한 일"이라며, "승조원 모두에게 국민을 대표해서 노고를 치하하고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꼭 전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1921년 도산 안창호 선생은 '우리가 믿고 바랄 바는 오직 우리의 힘뿐'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SLBM을 비롯한 미사일전력 시험의 성공으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자주국방의 역량을 더욱 굳건하게 다지게 됐다"며 자주국방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와 우주발사체용 고체추진기관 연소시험 성공 등에 의미를 부여하며, "고체추진 발사체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한다면 '국방우주개발'을 넘어 '국가우주개발'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방과학은 평화를 지키는 힘이고, 민생이며 경제"라며 "정부는 국방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의 노고를 거듭 치하했다.
잠수함에서 은밀하게 운용할 수 있어 전략적 가치가 높은 전력으로 평가되는 SLBM은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개국만 운용하고 있는 무기체계이다. 이날 발사 성공으로 한국이 세계 7번째 SLBM 운용국이 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SLBM 외에도 초음속 순항미사일,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고중량·고위력 탄도미사일 등 이미 개발에 성공했거나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신형 미사일도 이례적으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