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이 전 대표에 대한 사직안을 무기명 투표에 붙인 결과, 재적 209명 투표에서 찬성 151명으로 의결됐다고 밝혔다. 반대는 42명, 기권은 16명이었다. 의원직 사직안은 과반 재적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신상발언을 통해 "동료 의원을 사직 처리해야 하는 불편한 고뇌를 여러분들께 안겨드려서 몹시 송구스럽다"며 "누구보다도 서울 종로구민 여러분들께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정권 재창출이란 역사의 책임 앞에 제가 가진 가장 중요한 것을 던지기로 결정했다"며 "2017년부터 2년 7개월 13일 간의 영광스러운 경험을 저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저는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정권재창출에 나서기로 결심했다"며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룸으로써 민주당과 대한민국에 제가 진 빚을 갚겠다"고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저는 1971년 대선에 첫 도전한 김대중 후보의 연설장을 쫓아다니며 제 남루한 청춘을 보냈다. 그때 막연하게 꿈꾸었던 정치 또는 정치인을 제가 얼마나 구현했는지 저는 자신이 없다"면서도 "저는 이 의사당이 국민의 마음에 미움보다는 사랑을, 절망보다는 희망을 더 심어드리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 민주주의를 향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이 의사당이 미움을 겪다가도 사랑을 확인하고 절망을 넘어 희망을 찾아가는 전당이라 믿는다. 그 일을 의원 여러분들께 부탁드리며 저는 떠난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경선 후유증 등을 우려해 최종 판단을 보류했다. 최고위 내에서는 사직 처리 시점을 경선 전으로 할 지, 그 뒤로 할 지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 전 대표는 전날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다시 한 번 사퇴 의지를 표명했고, 박 의장도 윤호중 원내대표와 협의해 민주당 경선 전 사직안 처리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대선 경선에 임하는 이 전 대표의 결연한 의지와 충정을 존중해서 의원직 사퇴서를 오늘 본회의에서 상정,처리하는 데 합의를 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