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탈레반이 내부 분열로 인한 부총리이자 최고위급 지도자가 총에 맞아 숨졌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술라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지난주 부총리로 임명된 전 탈레반 최고 정치지도자인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내부 충돌로 사망하거나 다쳤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그는 "사망 의혹은 거짓말이자 완전히 근거가 없다"고 바라다르의 말을 전했다.
탈레반은 바라다르가 남부도시 칸다하르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고 밝혔지만, 로이터는 이 영상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최근 바라다르의 지지자들과 시라주딘 하카니의 지지자들이 충돌했다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다.
바라다르는 미군 철수 협상 담당자이자 탈레반의 '얼굴'이다. 반면 하카니는 내무부 장관에 이름을 올린 인물로 미국 정부가 테러리스트 단체로 지정한 '하카니 네트워크' 설립자의 아들이자 자살폭탄 테러, 알카에다와 관련된 인물로 미국 FBI(연방수사국)의 최고 지명 수배자 중 한 명이다.
이런 소문은 하카니 같은 군벌과 바라다르 같은 정치지도자 사이의 경쟁 관계에 따른 추측에서 비롯됐다.
특히 탈레반의 창시자 물라 오마르가 숨진 뒤 2년이 지난 2015년에야 이 사실이 공개돼 지도부 사이에서 격렬한 비난이 일었던 점도 이번 내부 갈등설에 대한 의혹을 키우고 있다.
탈레반은 이런 내부 분열에 대한 의혹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 정부의 수장으로 유력했던 바라다르가 한동안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을 물론, 지난 12일 카불에서 열린 탈레반 장관단-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타니 카타르 외무장관 간의 만남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탈레반 최고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크훈자다 역시 지난달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이후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