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도끼를 들고 찾아온 군대 선·후임으로부터 금전적 협박을 당하다 제대한 지 일주일만에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남성 A씨의 유족이 경찰과 군사경찰의 부실수사를 주장하고 나섰다.
13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저는 '손도끼'사건으로 2명의 동생을 잃은 큰 누나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자신을 숨진 동생의 누나라고 밝힌 작성자는 "상근대대에서의 군생활 중 부실한 군 당국의 관리와 잘못 엮인 사람들로 인해 막내 남동생에게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며 "경찰의 부실한 수사가 더해져 여동생까지 앗아가 한 가족이 파탄났다. 이 일을 조용히 지나가기엔 제 동생들의 나이는 26살, 22살. 죽기엔 너무 아까운 청춘"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수사해주셔야 한다. 왜 그렇게 초동수사가 부실했어야 했는지, 공조수사가 안 돼서 이렇게 한 달의 시간이 왔는지 답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8일 오전 A씨의 상근 예비역 선임 B씨는 후임 C씨와 함께 A씨의 주거지 인근으로 찾아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C씨는 손도끼를 든 채 A씨를 찾았고 A씨는 이날 오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는 군 적금으로 모아둔 돈을 이들에게 수차례 빌려줬고, 사건 당일에도 C씨에게 돈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공범임이 확실한데도 경찰과 군사경찰의 부실한 수사와 공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가해자들은 자유로운 몸으로 서로 입을 맞췄는지, 증거를 인멸하고 있는지 분통이 터졌다"고 덧붙였다.
숨진 여동생은 남동생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관련 자료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들의 증거인멸과 수사방해 정황이 담긴 증거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자는 "정신적인 충격을 극복하고자 살기 위해 정신과도 다니고 불면증을 극복하려 수면제까지 먹으며 처절하게 노력한 여동생은 남동생 사망 20일 후 방송 인터뷰를 앞두고 기대감으로 잠을 들었지만, 그들이 벌을 받는 것을 보지 못한 채 다음날 깨어나지 못하는 원통한 일이 벌어졌다"고 호소했다.
그는 "손도끼를 갖고 찾아온 선후임과 더불어 저희를 더 아프게 했던 것은 바로 수사과정이었다"며 "고인이 된 여동생과 저는 뻔뻔하게 우리 가족을 대하는 선임을 같은 아파트에서 계속 만나야 했고, 행여나 남은 가족에게도 손도끼를 갖고 협박하지 않을까 매일 불안 속에 지내야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건 당일 C씨는 현장에서 긴급체포돼 군 경찰로 인계됐지만, B씨는 자신도 C씨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며 허위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하던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 자료 등을 통해 B씨의 혐의를 확인하고 구속 수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돈을 빌린 경위와 관련해 "인터넷 도박 등을 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해당 내용을 담은 청원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은 14일 오후 4시 기준 3만 7천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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