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 추첨이 끝난 뒤 김승기 감독은 우동현의 이름을 꺼냈다. 1~2순위가 아니라면 우동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다만 김승기 감독은 "다들 의외라고 생각해 욕을 할까봐 걱정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5%의 확률을 뚫고, 2순위 지명권을 얻으면서 우동현이 아닌 변준형을 뽑았다.
우동현은 1라운드 10순위로 SK의 지명을 받았다.
김승기 감독은 결국 우동현을 데려왔다. 지난해 5월 배병준을 SK로 보내고 우동현을 영입했다. 김승기 감독은 "찬스가 나면 무조건 던지라고 했다"고 기대했다.
1년이 흐른 KBL 컵대회. 비록 2패로 KGC의 컵대회는 끝났지만, 우동현은 챔피언 KGC의 새로운 무기로 떠올랐다. 1년 전 김승기 감독의 기대 그대로 틈만 보이면 거침 없이 3점슛을 던졌다. 명지대 에이스 시절 모습이었다.
우동현은 14일 상주체육관에서 열린 2021년 KBL 컵대회 오리온과 A조 2차전에서 3점슛 9개를 포함해 31점을 폭발했다. KGC는 79대89로 패했다.
양희종이 명단에서 빠지고, 오세근도 컵대회에서 뛰지 않았다. 전성현도 오리온전에서는 벤치를 지켰다. 우승 주축 멤버는 변준형, 문성곤이 전부였다. 김승기 감독은 변준형을 포인트가드로 변신시키고 있는 과정에서 우동현에게 공격을 맡겼다.
176cm 작은 신장이지만, 스크린을 받고 과감하게 올라갔다. 무려 21개의 3점슛을 던져 9개를 성공했다. 성공률도 43%였다. 믿음직한 공격 옵션이었다. 어시스트도 5개를 배달했다. 경기 막판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부지런히 코트를 누볐다.
우동현은 KT와 1차전에서도 3점슛 3개로 16점을 올렸다. 당시 3점슛 성공률은 21%(14개 시도)에 그쳤지만, 오리온전에서는 더 정확한 슛을 선보였다.
챔피언 KGC의 고민 중 하나는 이재도(LG)의 공백 메우기다.
김승기 감독은 우동현과 박재한, 그리고 12월 전역하는 박지훈으로 이재도를 대신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직 컵대회에 불과하지만, 우동현의 3점포는 김승기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